글로벌 경제 성장률 `브레이크`

미국·EU·중국 등 작년 4분기 GDP 증가율 둔화
유가 하락 등 영향에 올해도 경기회복 '불투명'
주요국들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일제히 둔화됐다. 16일 블룸버그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미국(3분기 2→4분기 0.7%), 독일 (1.7→1.3%), 일본(1→-1.4%), 유로존 (1.6→1.5%), 중국(6.9→6.8%) 등 주요국의 4분기 전년대비 경제성장률이 모두 전분기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국들의 올해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국은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4%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경제지표 회복을 근거로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이후 경기지표의 회복세가 떨어지며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2%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12개월 내 마이너스 대까지 하락해 경기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9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이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리세션(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은 21%로 1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유로존은 물론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성장률도 둔화하고 있다. 독일의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1.7%로 전년의 1.6%에서 높아졌지만,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1.3% 증가해 전분기의 1.7%에서 낮아졌다. 독일의 성장 둔화로 유로존 전체의 4분기 경제성장률도 1.6%에서 1.5%로 떨어졌다.

유로존은 독일 경기 둔화와 함께 중국의 성장 둔화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유로존은 재정위기로 2012년과 2013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이다 2014년과 2015년 0.9%, 1.5%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4분기 경제성장률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유가 하락 등으로 3분기 1.6%에서 1.5%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도 1.4%로 낮아질 전망이다.

세계 성장을 견인하는 중국은 지난해 목표로 한 7%의 경제성장률을 지키지 못했다. 중국의 지난해 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 7.0%에서 3분기 6.9%, 4분기 6.8%로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올해 중국 당국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가 이보다 가파를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일본 역시 성장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년간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쏟아낸 덕에 지난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4%대로 크게 반등했다. 그러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대로 고꾸라졌고, 3분기 회복에도 4분기 다시 -1.4%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인 '아베노믹스'도 성장 둔화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로 1분기 2.5%, 2분기 2.2% 3분기 2.7% 4분기 3%로 상대적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분기대비로는 4분기에 0.6%를 기록해 전분기의 1.3%에서 낮아지는 등 주요국 경기 둔화의 여파를 빗겨가지 못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