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수료·유통·마케팅비… 판매가 65% 차지 중기 시장진입 어려워… 사실상 '그들만의 잔치' 프리미엄 -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 구성 매장·수수료 등 유통채널 확보 어려워 화장품 한류열풍에 중기업체는 군침만
'K-스타일'이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가장 수혜를 입고 있는 곳은 화장품업계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거나 국내에서도 잘 팔리는 것은 대기업의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유독 화장품 시장에 중소기업 브랜드가 발붙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화장품 유통과정 중 판매수수료에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화장품 유통구조=화장품 유통구조는 크게 백화점, 면세점, 방문판매로 구성된 프리미엄 시장과, 대형할인점, 브랜드숍, 헬스&뷰티숍,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이 포진한 중저가 시장으로 나뉩니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 정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백화점과 방문판매 등 프리미엄 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반면, 브랜드숍으로 대표되는 중저가 시장은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통경로별 비중은 여전히 백화점(26.1%), 방문판매(24.4%) 등의 프리미엄 시장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면세점은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의 급증과 한류 열풍으로 그나마 호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통채널이 다각화되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중저가 시장의 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방문판매와 다단계로 대표되는 인적판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문판매법 개정 등 규제 때문인데, 개정법은 후원수당 지급상한(매출액의 38%),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계약 체결 의무화, 판매상품의 가격 제한(160만원)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나마 브랜드숍과 헬스&뷰티숍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샤를 시작으로 스킨푸드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숍들이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유동 고객들이 브랜드숍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브랜드숍들은 진동파운데이션, 미스트, 시어버터, 수분 에센스 등 시즌별 트렌드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면서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헬스&뷰티숍도 CJ올리브영이 2012년부터 본격 가맹사업을 전개하면서 다양한 업체들이 가세, 격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화장품 시장은 다른 어떤 상품군보다도 유통구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업체마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과도한 홍보비 남용과 큰 폭의 가격 할인율 적용이 횡행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유통 난제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와 중소기업에 돌아갑니다. 합리적인 거래와 현명한 소비가 절실한 분야가 바로 화장품 산업인 것입니다.
◇화장품 가격구조=화장품의 가격구조를 살펴보면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가 소비자가격에서 무려 40%를 차지합니다. 여기에 광고·판촉비 25%를 합치면 유통·마케팅 비용이 65%나 됩니다. 이는 수입화장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유통채널 확보가 취약한 중소 화장품업체들은 아무리 질 좋은 제품을 개발한다 해도 시장에 내놓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지나치게 높은 판매수수료은 기술력이 있는 중소 화장품업체의 시장 진출을 막을 뿐 아니라 화장품의 소비자가격까지 올리는 악영향을 초래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화점의 화장품 판매수수료는 최대 35% 이상입니다. 면세점은 알선수수료 15%를 포함해 판매수수료가 무려 55% 이상이나 됩니다. 알선수수료는 면세점 매출 중 외국인 매출의 70% 정도가 여행사의 도움으로 이뤄지므로 면세점이 알선의 대가로 여행사와 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합니다.
최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브랜드숍 역시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이미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숍이 경쟁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사실상 중소업체가 진출할 수 있는 유통채널은 대형마트와 TV홈쇼핑, 헬스&뷰티숍, 인터넷몰, 소셜커머스, 화장품전문점 등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판매수수료와 초기 입점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형마트의 경우 판매수수료가 통상적으로 20∼30% 수준이지만 여기에 벤더사의 수수료가 7∼10% 더 붙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판매수수료는 최종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최대 40% 가까이 됩니다. TV홈쇼핑의 경우에는 판매수수료만 38%가 넘습니다. 헬스&뷰티숍의 경우도 최대 40% 선이며 한때 소셜커머스도 입점수수료를 포함하게 되면 30%대까지 올라갑니다.
아울러 거대 화장품업체들의 유통 직거래 및 다각화와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숍 유통 증가로 중소업체들의 화장품 유통채널 확보는 더욱 힘들어진 상태입니다. 수입사와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백화점에는 브랜드 파워가 미약한 중소업체들의 입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판매수수료가 법적으로 정해진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 등 인적 판매 유통은 영업 조직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 역시도 중소업체들에는 '언감생심'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