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김지연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

"냉동만두는 간편하고 싸지만 맛이 형편없다는 편견을 깬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최근 CJ제일제당 본사에서 만난 김지연 식품연구소 냉동식품센터 수석연구원은 자신이 연구개발·제작에 참여한 '비비고 왕교자'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2013년 12월 첫선을 보인 비비고 왕교자는 '손만두'을 고집하던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첫달 매출 9억원, 2014년 310억원, 지난해 820억으로 매출 상승곡선을 이어가며 만두시장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는 김 연구원을 비롯한 9명의 연구원이 10여 년간 흘린 땀방울의 결과다.

'만두' 대신 '교자'라는 표현을 고집하는 9명의 연구원은 '식감이 살아있고 입안 가득 풍성한 교자'를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로 하루가 멀다고 전국의 소문난 만둣집을 돌았다. 연구실과 공장에서 팔이 빠지도록 반죽하고 하루에 300개 이상 만두를 빚고 먹는 날의 연속이었다. 돼지고기와 야채 냄새가 몸에 벨 정도였다.

김 연구원은 "비비고 왕교자의 시작은 2010년 '궁중 규아상'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궁중 규아상 역시 냉동만두가 싸고 형편없는 음식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만든 제품이었다.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고 바다 해삼 모양으로 만들어 프리미엄 만두 시장을 열었다. 똑같은 만두 모양에 식상해하던 소비자들이 손으로 만든 것 같은 모양과 맛에 대해 호평했지만 가격이 비싸 결국 히트를 치지 못했다. 이후 우리밀로 피를 만들고 풍성한 속을 넣어 25g 짜리 '우리밀 왕만두'를 만들었지만 이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 했다. 이후 무게를 35g으로 늘리고 기존 밀가루로 피를 만든 '비비고 왕교자'가 탄생했다.

"비비고 왕교자는 소비자 불만을 차근차근 개선한 '작품'인 셈이죠. 특히 씹는 맛과 입속 가득한 풍미를 얻기 위해 원물만으로 속을 만들고 사이즈를 늘렸어요." 특히 비비고 왕교자의 최고 경쟁력은 만두피에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만두는 요리 방식에 따라 만두피가 달라야 하는데 연구팀은 군만두, 만두국, 찐만두에 두루 쓸 수 있는 만두피를 개발해냈다.

"교자를 물에 넣어 끓이면 속이 터지기 쉽고, 찌면 만두끼리 엉겨붙고, 구우면 타기 십상인데 최적 배율을 찾아 1000번 이상 치대고 진공상태에서 반죽하는 과정을 통해 만능피를 얻었어요."

또 그는 "매일 출근해 퇴근할 때까지 만두를 먹어야 하는 일은 고통에 가까웠지만 생산, 마케팅 등 전 조직의 전폭적인 지원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연구팀이 만든 결과물을 제품화하기 위해 기존 만두 제조공정을 모두 포기했다.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방식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도입했다. 또 반죽을 치대고 진공 반죽하는 설비와 물결 모양을 성형하는 틀을 개발했다. 인천공장에서 2개로 시작했던 설비는 현재 18대로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최근에는 이마저도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며 "냉동만두는 유통기한이 6개월인데, 비비고 왕교자는 공급이 달려 엊그제 만든 신선한 제품을 마트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중국과 미국 등 수출용 비비고 왕교자 개발을 시작한 동시에 비비고 왕교자 후속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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