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충당금 등 잇단 악재… 전년수준 유지
부실채권 비율 하락에 '자본안정성' 되레 강화
신한금융지주, 순익 2조원 넘어 '8년 연속 1위'

◇ 2015년 실적발표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지속과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속에서도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이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전년 수준의 순이익을 유지한 가운데 부실채권비율을 낮추는 등 자본 안정성은 오히려 강화했다.

4일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일제히 2015년 실적을 발표했다. 단순 숫자로만 보면 실적은 썩 훌륭하지 못하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가 이어지면서 이자 수익이 감소한 데다, 대외 경제환경 악화로 기업 구조조정이 선제적으로 진행되면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마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대대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도 수익감소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여러 암울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순이익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증가시켰고 부실채권비율을 낮추면서 자본 안정성을 강화했다. 다만 올해도 저금리와 경제 불안 요인은 계속될 전망인 만큼,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핀테크 기술 접목 등을 통한 창구 혁신으로 비용을 효율화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순이익 기준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곳은 여전히 신한금융지주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2조3722억원을 기록, 전년 2조811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이익 규모면에서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특히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4분기도 409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시장 예상치(컨세서스)를 상회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회성 충당금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해서 사상 최저 수준의 대손비용(43b, 2014년 43bp)을 이뤄낸 신한만의 리스크 관리가 빛을 발한 결과"라며 "은행과 비은행 간 상호보완적 이익 기여를 통해 그룹이 하나의 회사로서 유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KB금융지주도 선방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6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늘었다. 이자수익 부문보다 비이자부문 영업을 강화해 순수수료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은 성명이다. KB금융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11.0%, 1523억원 증가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등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1조15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조320억원 대비 11.5% 증가한 실적이다. 4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다소 감소했다. IBK기업은행 개별 실적을 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1조23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대비 4bp 하락한 1.91%를 기록했다. 총 연체율은 전년 말과 동일한 0.45%(기업 0.49%, 가계 0.22%)를 유지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말 대비 0.09%p 하락한 1.31%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조593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순이익은 2192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자회사 매각 등으로 중단사업의 손익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143%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은행 측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 수수료이익의 고른 증가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에 주로 기인했다"고 평가했다.

4분기 순이자마진(카드 포함)은 1.85%로 전 분기 대비 4bps 상승했으며, 수익성 중심의 균형적인 대출성장과 저비용성예금의 꾸준한 증가를 통해 경상적 수익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이광구 은행장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한 뒷문잠그기를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추진한 결과 조선 4사의 NPL(부실채권)을 제외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23%, 연체율은 0.82%로 전년 말 대비 각각 0.39%p, 0.06%p 하락했다. 또한 향후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조선, 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NPL 커버리지 비율도 전년 말 97.2%에서 122.3%로 큰 폭 개선되어 자산건전성 부문에서 안정권에 진입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도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수익 개선과 충당금 환입 등으로 은행들의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유승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신규 취급액 기준 여수신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경우, 예금은행의 예대마진율은 현 수준에서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은성·조은국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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