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질주하던 수입차에 제동이 걸렸다. 수입차 업계의 역성장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는 20개월 만에 내수 점유율 70%대를 회복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1만6234대로 전년보다 18.5%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전월 2만4366대 보다는 33.4% 감소한 수치다.
수입차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1년 12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1월 수입차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함께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 및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4298대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였던 BMW는 전년 동월보다 19.9% 감소한 2410대 판매에 그쳤다. 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로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을 앞둔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전년보다 46.5%, 44.7% 감소한 1900대, 1660대 판매에 머물렀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 연말 대규모 판촉에 따른 판매 증대와 개소세 인하 종료 등으로 올 초 '내수 절벽'을 미리 예감했기에 큰 충격은 아니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올해 전체적으로는 예년보다 둔화하지만,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협회는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전년보다 8.5% 성장한 25만5000대로 전망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는 7년 만에 한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인으로는 저성장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젊은 층의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구매력 저하, 개소세 인하 종료 등을 꼽았다.
반면 수입차 업계가 큰 폭으로 판매가 줄면서 현대·기아차는 국내 시장에서 2014년 5월(70.0%) 이후 20개월 만에 점유율 70%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72.1%로, 2013년 7월(71.7%)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점유율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월간 점유율은 모두 60%대에 그쳤고, 연간 점유율은 사상 최저 수준인 65.9%였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산차 5사의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보다 4.8% 감소했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타사에 비해 감소 폭이 적었다. 현대차는 1.1% 줄었고, 기아차는 오히려 4.6%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제네시스 EQ900와 신형 K7 등 신차 효과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조치로 내수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투싼, 스포티지 등 레저용차량(RV) 판매가 호조를 띠고 있는 것도 점유율 확대에 기대를 거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