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자산관리 업무인 '투자일임'은 금융투자업계의 고유 업무로 은행권에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금융기관으로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투자형인 '투자일임' 상품을 판매했다가 손실이 나면 고객 민원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투자일임업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고객이 투자 자산과 상품 등에 투자해달라며 맡긴 돈을 관리, 운용하는 금융투자업 고유의 업무로,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
황 회장의 이날 발언은 투자일임 업무에 대한 은행권의 진입 움직임을 막으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해 "각 은행이 자사 예·적금 상품을 편입할 수 있도록 일임형을 허용해달라"고 말한바 있다.
이르면 내달 출시 예정인 ISA를 은행은 신탁 형태로만 팔 수 있고 증권사는 신탁형과 일임형을 다 취급할 수 있다. 일대일 계약인 신탁형은 광고도 할 수 없고 신탁 규정상 자사의 예금을 편입할 수도 없다. 하 회장은 은행이 ISA에 자사 예금을 편입하는 것은 신탁 취지에 어긋난다며 "정부가 허용한다면 10%나 15%로 (비중을) 낮게 묶어놓는다는 전제하에 (은행의)자사 예금 편입도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은 운용 전문가도 없고 투자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도 아니다"며 거듭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또 황 회장은 "최근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불만의 강도가 크게 나타나는 것도 은행 고객은 원금손실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원금 보장이 안 되는 투자 상품은 증권사 중심으로 팔고 원금 보장이 되는 상품들은 은행에서 파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HSCEI) 연계 ELS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ELS 물량 중에 2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것은 1조원 남짓이며 97%에 해당하는 H지수 ELS가 2년 후 만기가 오므로 당장 패닉할 건 아니다"며 "증권사 건전성에 영향을 받을 정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