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지배력 유선 전이 막아야"
"결합상품 가격 인하 경쟁 촉진"
통신·방송 학계 난상토론
지배력 논란·요금정책 '팽팽'
이통3사 장외 여론전도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양사 M&A에 대한 미래부의 인가를 앞두고 정부가 주관한 첫 토론의 자리여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염명배 충남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양사 M&A에 대한 미래부의 인가를 앞두고 정부가 주관한 첫 토론의 자리여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염명배 충남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동일기자 eddieyou@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가져올 통신·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공익성, 이용자 영향 등 쟁점을 놓고 통신·방송 학계 전문가들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합병 반대 측은 두 회사 합병이 통신과 방송 서비스의 요금을 올리고, 후발 사업자를 도태시킬 수 있다며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 측에선 합병이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으며, 만일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현행법 내 사후규제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팽팽히 맞섰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시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인수합병 쟁점에 대한 민간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미래부가 직접 마련한 자리로, 합병에 반대하는 교수 4명과 찬성하는 교수 4명이 참석해 주장을 주고 받는 난상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교수진은 언론학, 법학, 경제학 등 이번 사안과 관련한 전문가들이다.

통신산업 영향과 관련해선 통신방송 결합상품을 통한 지배력 전이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됐다. 합병 반대 측에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점유율 49%)이 큰 상황에서 1위 케이블TV 업체의 상품까지 결합할 경우, SK텔레콤이 유·무선 전체 시장에서 지배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는 "두 회사의 결합은 경쟁이 이뤄지고 있던 유선(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등) 시장에서 경쟁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다양한 상품의 복수결합을 통해 더 많은 할인이 가능해지고, 결과적으로 이통 시장 지배력이 유선 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 측에선 현재 유선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는 KT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더라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이번 합병으로 인해 SK군의 이동통신 점유율은 합병 후 47.5%에 지나지 않고,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KT에 이은 2위 사업자가 된다"며 "합병으로 오히려 SK텔레콤 계열의 가격 경쟁을 촉진해 결합상품 시장 전체의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통신방송 상품 요금 인상 가능성을 두고도 맞섰다. 신일순 인하대 교수는 "두 회사에 대한 시장 분석결과, '가격인상압력지수'(GUPPI)가 30% 이상으로 나왔다"며 "회사 통합으로 리베이트(장려금) 등 유통점에 대한 거래조건이 악화하는 점도 요금 인상 요소이며, 결합기간이 길어져 (이용자를 묶어두는) 록인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GUPPI는 특정사 결합상품이 경쟁사 상품을 완전히 밀어내고, 시장에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될 경우에 요금인상 가능성을 분석하는 것"이라며 "이번 합병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의 기존 결합상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분석 자체에) 의미가 없고, 오히려 가격 인하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시장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 논쟁이 이어졌다. 곽규태 호남대 교수와 김성철 교수는 "세계 미디어 시장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 인수합병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방송의 세계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오는 것이지, 국내 시장에서 기업간 플랫폼 합병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가 진행되는 중에도 이통3사는 치열한 장외 여론전을 벌였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지금이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며 "최근 세계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인수·합병이 많은데, 70∼80%는 방송·통신 쪽이다. 우리는 몇 년째 (인수합병 없이) 고착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 사장은 "인프라 측면에서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 일본은 100%, 미국은 90%인데 한국은 50% 수준"이라며 "초고화질(UHD) 방송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수용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 측은 "인수합병은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하려는 '사업자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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