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조치 6월까지 연장… 1월 소급적용
서둘러 승용차 구매 소비자들만 손해 '비난'
작년 비약적 실적 속 추가 효과도 '미지수'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다음 기회는 없다던 정부의 말이 무색해졌다.

서둘러 승용차를 구매한 소비자들만 손해가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개소세 인하 연장에 따른 효과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5→3.5%) 조치를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1월 자동차 구매자에게는 혜택을 소급 적용한다.

정부는 지난해 소비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자동차에 붙는 세금을 낮췄고, 이 때문에 자동차 판매는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며 개소세 인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개소세 인하 이후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하루평균 내수 판매는 1~7월 하루평균 판매량보다 16.3% 증가했다.

수출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내수의 온기로 경제를 끌어가야 했던 정부 입장에선 성공적인 정책이었던 셈이다.

승용차 판매는 소매판매의 10.1%를 차지할 정도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부품업체 등 연관 효과도 큰 품목이어서, 지난해 내놨던 일련의 소비 진작책 중 효과가 큰 방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가 끝나면 연초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고,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개소세 인하 종료 등의 여파로 총 10만6308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보다 4.8% 줄었다. 이는 2013년 2월(9만8826대) 이래 월간 최저 내수 판매 수치였을 정도로 타격이 컸다.

정부가 이번에 다시 꺼내 든 소비세 인하 카드는 이러한 소비둔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소비절벽 현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생산과 수출이 부진하므로 수요를 창출하면서 생산을 늘리고 경제에 대한 심리 위축 가능성을 완화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문제는 연말 개소세 인하 정책을 종료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승용차를 산 소비자들이다. 100만원 가량의 할인과 연초 출시 예정인 신차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구형차를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선 정부에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작년과 같은 개소세 인하 효과가 올해도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이미 지난해 개소세 인하 조치로 소비자들의 미래 소비를 앞당긴 상황에서 그만큼의 소비 확대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는 연간 수요 예측한 숫자가 정해져 있다"면서 "작년 역대 최대 내수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비약적으로 예비 수요를 앞당긴 만큼 올해는 개소세 인하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러한 세금 정책의 혜택을 보는 것이 소비자인지 일부 대기업인지에 대해서 정부가 더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적인 극약 처방보다는 기업이 좋은 차를 만들고 미래 기술력을 확대할 수 있는 인프라 측면에서의 지원을 늘려야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옮겨가지 않고 국산차를 선택하는 방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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