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사스에 대규모 투자 검토
올 자동차용 CMOS센서 양산

'탈 가전'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소니가 자동차용 부품 시장 진입을 위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올해부터 자동차용 CMOS 센서 양산을 시작하는 소니는 최근 LTE 모뎀 칩 업체인 이스라엘의 알테어를 인수한 데 이어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에 대한 지분 투자 가능성도 나온다. 전장 부품 시장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국내의 삼성전자, LG전자보다 적극적인 행보다.

2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일본 정부가 주관하는 산업혁신기구 펀드를 통해 르네사스 테크놀로지에 대한 대규모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인피니온을 비롯한 중국 일부 업체들이 르네사스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기술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인 소니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르네사스는 일본 정부와 NEC, 히타치, 미쓰비시 등 19개 기업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반도체 제조사로 한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최대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다. 2012년부터 급격한 경영난에 시달리며 파산 위기로 몰리기도 했지만, 정부의 대규모 자금 수혈에 힘입어 회생했고 올해 흑자전환과 함께 민영화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소니와 르네사스의 '짝짓기'를 주도하는 배경에는 소니가 향후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세계 최고 수준의 CMOS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센서, 위치 정보 기술, 디스플레이 등을 차량용 비즈니스로 재편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테어를 인수하며 LTE 통신 기능을 갖춘 센서 개발을 노리고 있다. 이는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차량용 모듈로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업계는 소니가 르네사스와 함께 차량용 전장 부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네사스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용 마이크로 컨트롤러(MCU)가 소니의 센서, 카메라, 통신 기술 등과 융합해 비즈니스 영역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미국의 NXP가 프리스케일을 인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크게 확대한 것과 비슷한 효과다.

소니와 마찬가지로 저물어가는 소비자 사업(B2C)을 벗어나 자동차 부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소니가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 손을 뻗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4대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센서,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레이저 레이더) 부문에서 소니와 삼성, LG전자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후발주자인 삼성 입장에선 기술 차이를 따라잡기 위하 적극적 M&A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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