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8거래일 만에 팔자행진 '주춤'… 외국인 기조전환·자금유입 기대감
글로벌 위험요인 여전
급등세 제한적 분석도

외국인 매도 중단에 힘입어 27일 코스피지수가 26.18포인트 오른 1897.87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00원 오른 120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모습. 연합뉴스
외국인 매도 중단에 힘입어 27일 코스피지수가 26.18포인트 오른 1897.87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00원 오른 120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모습. 연합뉴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38거래일 만에 매도 행진을 멈췄다. 사상 최대의 연속 순매도 행진이 끝나면서 간만에 증시가 어깨를 폈으나,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18포인트(1.40%) 오른 1897.87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달 2일부터 이어진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38거래일(1월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 제외) 만에 돌아왔다. 외국인은 이날 30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2052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307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도는 지난주 이미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08년 6월 9일∼7월 23일(33거래일 순매도) 순매도 행진 기록을 넘어섰다. 이 기간 팔아치운 국내 주식은 6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날 외국인의 귀환은 유가 상승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전날 미서부텍사스산(WTI) 유가는 배럴당 31.45달러로 3.66% 급등했다.

외국인의 최장 팔자 행렬이 멈추면서 국내 증시에는 외국인의 기조 전환과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미국이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과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가시화하면서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외국인 팔자 공세의 주범이었던 오일머니가 빠질 만큼 빠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 자금의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보유 주식 대부분을 이미 지난해에 회수했기 때문에 매도 정점은 지났다"며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단기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 8월 위안화 절하 충격 해소 후 증시 반등 국면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완화된 것만으로도 증시 환경은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아울러 위안화 약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ECB 드라기 총재의 추가 부양 발언으로 유동성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 이탈세를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일시적인 순매수는 기대할 수 있어도 추세적으로 순매수 기조로의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자극하는 글로벌 위험 요인이 여전해 당분간 추세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추가 양적 완화 정책이 국내 주식시장에 큰 폭의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서 2월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2월 국내 증시는 3월 각국의 정책 시행 기대감으로 1월과 같은 급락보다는 반등 장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추가적인 양적 완화가 신흥국 실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코스피 반등폭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최장 기간 순매도를 통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 집중적으로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이 기간 팔아치운 약 6조원 규모의 주식 중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4조7800억원으로 80%에 이른다. 개별 종목으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포스코, 호텔신라, 현대차,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삼성화재, 네이버, LG화학 순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조9676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지분 보유 비중이 50.17%에서 48.98%로 떨어졌다. 포스코는 381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외국인 지분 비율도 49.20%에서 46.58%로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넥스, 원익IPS, 안랩, 서울반도체, 바디텍메드, 유니테스트, 씨케이에이치, 게임빌, 코오롱생명과학, GS홈쇼핑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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