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본인가 앞둔 인터넷은행, 3년간 1조4000억 공급 은행·저축은, 보증보험 연계 위험 낮추고 금리인하 유도
임종룡 금융위원장(뒷줄 왼쪽 세번째)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2016년도 금융발전심의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이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올 한 해가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점이라며 금융개혁과 더불어 금융 안정성 강화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 '금융발전심의위' 첫 회의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1조4000억원, 보증보험과 연계한 은행 상품으로 1조원 등 총 2조4000억원 규모로 중금리 대출을 공급한다. 또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립자문업자를 도입하고 일반이용자 대상 자문 서비스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종료한 금융개혁회의의 새로운 형태인 금융발전심의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총 20대 주요 과제, 5대 주요 정책을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올 한해 금융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책 내용 중 주목되는 부분은 중금리 대출상품 확대다. 그동안 1~2등급의 고 신용자들은 은행에서 3%대 저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지만, 5등급 안팎의 중간 등급 신용자는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20%대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했다. 지난해 하반기 일부 은행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대출 한도가 적고 이마저도 고 신용자에게 집중되는 등 공급이 미흡한 상태다. 금융위는 "중간 수준의 신용도와 리스크를 가진 금융 수요자가 있음에도, 중금리대 신용공급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시장조성(market building) 차원에서 공급경로를 다양화하고, 중간 신용등급자 중에서도 위험도별로 선별해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인신용평가 모델을 정교화 하는 평가 인프라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금리 대출의 선두는 올 하반기 본인가를 예정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선다. 본인가 이후 3년간 1조4000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중급 신용자에 대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10%대 금리로 제공해 대출 계단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서울보증보험(SGI)이 은행, 저축은행이 공급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위험도를 낮추고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시 보증보험사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증보험사는 대출 미회수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우선 1조원 공급을 목표로 잡고 추후 운용성과에 따라 보증보험사와 금융회사 간 상호 협의 아래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은 오는 2월 중 서울보증보험과 은행연합회 및 저축은행중앙회의 업무제휴(MOU)체결을 시작으로 참여 금융회사 TF를 구성·운영하며 준비된 금융사부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순차 출시해나가기로 했다.
또 금융위는 올해 주요 업무계획으로 독립투자자문사를 도입해 일반 이용자들도 객관적이고 손쉽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 측은 "폭증하는 가계부채와 대출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더 큰 목표는 국민의 재산이 불어나 부채 자체를 스스로 해결하고 생활이 윤택해지도록 돕는 것"이라며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를 올해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투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상품 개발, 판매업자와 분리돼 중립적인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독립 자문업자(IFA)를 올해 도입하기로 했다. 대면 계약 체결을 의무화한 현행 자문업 계약절차를 온라인으로도 허용해 온라인 자문업을 활성화하고 운용사나 매니저 관련 공시를 강화해 자산운용산업 신뢰도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ISA 제도를 차질없이 시행하고 상품성 및 편의성을 제고하는 등 국민의 재산을 '굴릴'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제시해 가계경제를 윤택하게 하겠다는 목표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문화창조벤처단지 내 파이낸스 존 설치 △기업투자정보 마당 구축 △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 △보험다모아 개선 등의 항목도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함께 5대 과제로 선정, 중점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