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금융자본 국내시장 먹거리 발굴단계 분석
국내 생보사 온라인·핀테크 상품 개발 '외면'
전문가 "ICT 강국 타이틀 무색…안방 내줄판"

중국 보험사들이 핀테크를 접목한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보험사들의 핀테크 준비는 아직 거북이걸음 수준이어서 향후 중국 보험사들의 안방 공략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신진 보험회사인 중안보험이 다양한 온라인 보험상품을 출시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중안보험은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핑안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2013년 설립한 중국 손해보험회사다. 특히 온라인 강점을 바탕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전국망을 적극 활용하면서 빠르게 성장, 지난해 6월에는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현재 약 80억달러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중안보험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핵심가치로 두고 실험적인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알리페이·텐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보유한 모기업의 경험을 적극 접목해 '온라인 가상보험'을 선보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온라인상 가상재산인 게임머니, 가상통화 등을 보증하는 '가상통화 보증보험', '인터넷결제 안전보험' 등 전통 금융회사들이 출시를 꺼리던 혁신 상품을 잇따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온라인·핀테크 상품 개발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준비단에 참여하는 정도다. 손해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이나 상품심사에 대대적으로 ICT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부족하다 게 대체적인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나마 정부 주도의 온라인보험슈퍼마켓 정도가 유일한 핀테크 사례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검증된 온라인 기반 핀테크 보험 상품에 향후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중국 금융자본의 국내 시장 진출은 가시화 단계를 넘어 본격 먹거리 발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을 통째로 인수했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도 텐센트가 4%의 지분을 투자하며 향후 한국 시장 연계상품 발굴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올해 보험업계에 매물로 나올 3~4건의 보험사 인수합병전에도 안방보험·중국 투자자본 등 중국 자본이 가장 앞서 거론된다.

한 국내 핀테크업체 대표는 "이미 중국 투자자나 IT기업인들 사이에서 한국 핀테크가 생각보다 내용도 기술도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충분한 기술적 인적자원을 갖고도 금융회사의 보수적인 경영방식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보험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모델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며 "한국이 ICT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보험분야에서는 선제적인 상품모델이 없는 만큼 업계 내부 혁신과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동규기자 dkshin@dt.co.k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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