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네이처 1월 28일자 표지 그림-네이처 제공-
(사진=연합) 네이처 1월 28일자 표지 그림-네이처 제공-
인공지능(AI) 컴퓨터가 처음으로 프로 바둑기사를 이겼다. 유럽 바둑 챔피언을 다섯 차례 대국에서 모두 이긴 것으로, 인공지능 발전사에 한 획을 그은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 컴퓨터 프로그램은 오는 3월에는 세계 바둑 챔피언인 이세돌과 서울에서 대결을 펼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8일 구글의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후이(2단)와 다섯 차례의 대국을 벌인 끝에 모두 이겼다고 발표했다.

바둑이 아닌 체스에서 인공지능 컴퓨터가 사람과의 대결에서 이긴 적은 있지만 체스보다 훨씬 난해하고 경우의 수가 많은 바둑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엄청난 진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97년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와 체스 대결에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바둑은 여전히 인공지능 기술로 풀기 힘든 고난도 영역으로 여겨졌다.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실력 있는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은 아마추어 바둑 기사 수준에서 바둑을 뒀다.

영국바둑협회는 "인공지능의 발전에서 가장 위대한 도전 중의 한 분야에서 이룬 주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이비드 실버, 아자 황을 비롯한 개발자들은 알파고 프로그램이 수의 위치를 평가하는 '가치 네트워크'와, 움직임을 선택하는 '정책(policy) 네트워크'를 사용하도록 개발했다. 그런 다음 프로 바둑 기사들이 뒀던 바둑 경기로부터 바둑 기술을 배우게 하고, 이와 별도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스스로와 경기를 하면서 실력을 키우도록 했다.

이 과정을 거친 알파고는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의 대결에서 99.8%의 승률을 기록했고, 프로 바둑기사와의 경기에서도 5 대 0으로 이겼다.

네이처는 "십 년쯤 후에나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위업을 이뤄냈다"며 "이번 성과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 수준 능력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파고는 3월 서울에서 10여년째 바둑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세돌과 대결을 벌일 예정이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