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산업 기상도 발표… 건설·정유 '반짝' 전자·IT '흐림'


올해 건설과 정유·유화 업종은 '구름 조금'이지만 전자·IT(정보기술),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의류, 조선 등 제조업 전반에는 중국발 한파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함께 실시한 '2016년 산업 기상도'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우선 건설업종의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호조세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구름 조금'으로 예보했다. 올해 건설수주 전망치는 123조원으로 지난해(140조원), 2007년(128조원)에 이어 역대 3번째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반기 시행하는 주택담보대출심사 강화, 대량공급된 아파트 분양물량 등 부정적 요인도 존재한다.

정유, 유화업종도 '구름 조금'으로 예보했다. 저유가가 안정적으로 이어지면서 천연·셰일가스(미국)나 석탄(중국)을 주원료로 하는 경쟁국에 비해 원가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제마진도 배럴당 3달러 선(작년 초)에서 8.7달러(작년 12월)까지 뛰어올랐다. 다만 중국경제 둔화로 인한 차이나 한파와 공급과잉(테레프탈산, 카프로락탐) 등 업계의 근본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인수·합병이나 고부가가치화 등 성장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의 제조업 '굴기'로 인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철강 등은 흐릴 전망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시장 성장률이 5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7.4%)대로 떨어질 전망이고,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공격적 투자로 1년 새 평균가격이 30%나 떨어졌다. TV 역시 같은 이유로 수출시장에서 평균 40%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로 매출감소를 겪는 자동차 업종도 '흐림'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로 사상최대치(180만대)를 기록했던 내수판매는 올해 3.1% 감소할 전망이고, 반 토막 났던 러시아(-64.8%), 브라질(-56.4%), 중국(-47.6%) 등 신흥국 수출도 통화 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중 간 '제살깎기' 경쟁이 지속하는 철강도 여전히 '흐림'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작년보다 29% 싼 가격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점유율이 40%에 이른다.

한·중국 간 '제살 깍기'식 경쟁이 이어지는 철강과 중국 경기 둔화에 엔저까지 겹쳐 고전 중인 기계업종 역시 '흐림'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의 생산 증대로 30% 이상 과잉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섬유·의류 업종도 마찬가지로 '흐림'이다.

사상 초유의 어닝쇼크를 겪은 조선 업종에는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설비 과잉과 저유가로 올해 수주량은 전년보다 27% 감소할 전망이다.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는 돼야 해양플랜트의 의미 있는 수요개선이 나타나는데 지금은 30달러 수준이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중국이 '차이나 인사이드'로 주요 제조업을 자급자족하며 자국 내 초과공급 물량을 낮은 가격으로 수출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며 "선제 구조조정,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제품 차별화와 고품질 소비재 수출로 차이나 한파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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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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