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2.7% 증가 3만1521대 판매 'QM3·임팔라' 등 인기… 내수 확대 국내 완성차 생산기반 위축 우려도
지난해 '무늬만 국산차'로 불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차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고임금과 노조 파업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국내 완성차 생산 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OEM 수입차 판매는 전년보다 72.7% 증가한 3만1521대를 기록했다. OEM 수입차는 국내 생산 자동차업체가 모회사의 해외 생산기지로부터 차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는 차를 말한다.
르노삼성차는 OEM 차량인 QM3를 지난해 2만4560대 판매했다. 수입한 차로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2만대를 넘어섰다. 한국GM의 OEM 차종인 임팔라도 지난해 8월 첫 판매 이후 6913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차 QM3는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생산하고, 한국GM 임팔라는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리믹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OEM 수입차의 판매 증가로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전년도 수준에 머물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55만6000대로 전년 452만5000대보다 0.7% 증가했다. 국내 신차 판매는 하반기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업체별 주력 모델의 신차 출시 효과로 전년보다 10.5% 증가한 183만3000대를 기록했다. 국산차는 7.7% 증가한 155만8000대가 팔렸고, 수입차는 27.9% 늘어난 27만5000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신차 생산량이 내수 신장에 따른 기대에 못 미친 까닭은 러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국 경기침체로 수출이 2.8% 감소한 탓도 있지만, OEM 수입차 판매 증대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OEM 수입차의 인기가 치솟자 해당 업체들이 앞으로 추가 모델의 수입을 검토하는 등 수입 의존도를 높이고 있어 우려의 시선도 확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EM 수입차는 개발과 생산 부분을 생략한 채 판매만 이뤄지기 때문에 국가 경제, 특히 고용 창출에 악영향을 준다"면서 "신차에 대한 연구가 감소하면서 자체 개발 능력 약화와 생산력 감퇴 등의 추가 문제도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OEM 수입차를 판매하는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제조업의 생산력을 악화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에는 동감하지만, 내수 판매가 늘어야지만 국내 생산을 하겠다는 주장에 대한 뒷받침이 된다"면서 "최소 수준을 만족하는 판매량을 달성할 경우, 국내 공장으로 생산을 옮기는 방향에 대해서 본사와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