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굴기'
일대일로 거점 그리스항구 인수

세계 최대 원전대국을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중동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중동을 중심으로 원전 수출에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21일 관영 중국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에너지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CNNC)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고온 가스냉각 원자로 건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CNNC의 구쥔 최고경영자가 밝혔다. 이번 MOU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국빈방문을 계기로 성사했다.

중국일보는 "중국이 독자적으로 만든 제4세대 원전기술을 중동으로 수출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아랍위성TV 보도를 인용, 사우디는 2032년까지 800억달러(96조8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모두 16기의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30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고 21기를 새로 건설 중이다. 2030년까지는 모두 110개의 원자로를 가동해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국 중 하나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원전 건설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은 자국산 원전 수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중국은 독자 개발한 3세대 원자로 화룽을 영국과 아르헨티나, 케냐 등으로 수출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시 주석의 영국 국빈방문을 계기고 영국 남부 '힌클리 포인트' 원전건설 프로젝트에 60억파운드(약 10조8000억원)를 투자한다는 초대형 프로젝트도 확정했다.

중국 원전의 중동 진출이 본격화하면 수주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세계 원전 시장은 전통적인 원자력 강국인 미국, 프랑스, 캐나다에 이어 러시아, 일본 등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 역시 원전 기술 수출을 중동, 유럽 등 국제무대로 넓혀가고 있고, 최근에는 사우디에 국산 '스마트(SMART) 원자로'를 수출하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한편 중국은 그리스 항구 인수도 추진하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가 자산 매각을 위해 설립한 '그리스 자산개발기금(HRADF)'은 20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중국 국영 해운회사인 중국원양운수(COSCO)그룹을 피레우스 항구의 지분 67%를 인수할 우선 투자자로 선정했다.

피레우스항은 그리스 최대이자 아시아와 동유럽, 북아프리카의 관문 역할을 하는 주요 항구인 만큼, 중국이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아시아와 중동,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일대일로'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을 차지한다.

박병립기자 ri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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