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3100여명 독거노인에게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 제공
◇사례1. 경기 시흥 대야종합사회복지관 A노인(74세, 여)=남편이 죽고 3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 누구와의 접촉도 피했고, 자식들의 무관심까지 더해져 삶의 의미를 잃고 있었다. 마음에 담을 쌓고 지내던 중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앞으로는 경험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던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것부터 시작했고,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나들이도 떠나는 과정에서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사례2. 서울 강북노인종합복지관 B노인(68세, 여)=두 번의 결혼생활 실패로 혼자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3년 전 믿고 의지하던 친오빠가 먼저 죽고, 1년 전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신 후 삶의 의욕이 하나도 없었다. 디스크 수술로 인해 오래 걷기도 힘들었고, 목을 매달아 자살시도까지 해봤다. 희망 없이 살아가던 중 복지관에서 찾아와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14년부터 2년 동안 참여한 결과, 이제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복지관 내 자원봉사활동까지 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활동을 배우고 싶어 컴퓨터 기초 수업반도 신청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2015년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시범사업 결과, 참여 노인의 고독감·우울감·자살생각이 경감되고 친구가 늘어나는 등의 사업 효과가 있다고 21일 밝혔다.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이란, 가족·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 살아가며 우울감과 자살충동 등이 있는 독거노인을 발굴해 노인복지관 등에서 사회관계 활성화프로그램(건강프로그램, 요리교실 등), 심리 상담·치료 등을 제공하고, 비슷한 연령대의 독거노인과 함께 지내면서 '상호돌봄 관계망'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사업이다.

그 동안, 보호가 필요한 독거노인에게 안부·안전을 확인하는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제공됐는데, 친구만들기 사업은 사회로부터 고립된 노인을 사회 밖으로 이끌어 지역사회 복지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다른 복지 사업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친구만들기 사업은 전국 80개 노인복지관 등에서 약 3100여명의 독거노인을 은둔형, 활동제한형, 우울형 자살고위험군 등으로 나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업 참여 전·후의 고독감·우울감·자살생각·친구 수 등을 비교한 결과, 사업 참여 후에 고독감·우울감·자살생각은 감소하고 친구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독거노인들이 요양시설 등에 있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말벗이 되어주는 등 자원봉사활동 및 노인일자리 사업에도 참여하는 긍정적인 성과도 발견됐다.

복지부는 2016년에도 전국 80개 기관에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015년 12월 공모를 통해 68개 시·구(도시지역)의 80개 노인복지관·사회복지관 등이 선정됐으며, 총 40억원(국비26.7억원, 지방비13.3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마음을 터놓고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최소 1명만 있어도 삶에 대한 의욕을 북돋우게 된다"며 "치매예방, 고독사나 자살도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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