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연구소 연구원이 피부질환에 대한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최근 연세의료원은 정남식 의료원장을 비롯해 주요 보직자, 각 병원 임상 과장과 의과대학 주임교수, 의생명과학부 및 BK21 관련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외 의료환경 변화와 의료원 현황을 공유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의 화두는 '연구 경쟁력 확보'.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공동·융합연구를 통한 연구 활성화와 제도적·물리적 보완책 등 연구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연세의료원은 그동안 확보한 의료진 특허 1000여 건과 연간 연구비 수주액 1000억원 등 실적을 토대로 신약과 의료기기 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10건 이상의 연구성과를 기업에 이전해 사업화하는 것이 목표다.
정남식 의료원장은 "연구는 대학과 병원, 우수한 인재를 갖춘 의료원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참여해 다양한 연구 성과물을 확보하고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성장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형 의료기관들이 연구개발(R&D)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몸집을 키워 환자를 끌어오는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에 이른 만큼 '연구중심병원'으로 탈바꿈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기형 신임 고대 안암병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취임식에서 융복합 연구와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할 '첨단융복합의료센터'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현재 고려대의료원은 'KU-MAGIC(Medical Applied R&D Global Initiative Center) 프로젝트'를 통해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을 중심으로 의과대·보건과학대·생명과학대·이과대·공과대·약학대·간호대 등을 잇는 첨단 융복합의료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감염병, 미래형 의료기기, 맞춤형 의료, 스마트 에이징 등의 혁신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외 연구기관과 손잡고 국제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과 장기이식, 줄기세포 등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협약을 체결했으며, KAIST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도 손을 잡았다.
박성욱 서울아산병원장은 "연구 영역에서 발전 가능성이 크고 연구 역량이 뛰어난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성과 중심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재산을 창출하고 이를 활용, 성과를 내고 다시 연구에 투자하는 호순환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해 '의학연구혁신센터'를 열어 의약품 개발과 첨단의료기기 개발에 나섰으며,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미래의학관'을 완공해 줄기세포, 암, 유전체 등을 이용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 연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미 해외 유명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 분야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최고인 경우가 많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의 경우 매출의 25%를 연구수익으로 올리고 있다. 이 병원의 연구 결과물로 탄생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한 해 매출액은 10조원에 이르며, 병원은 매년 일정 비율을 기술료 형태로 받고 있다. 반면 국내 의료기관은 진료 수익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장례식장, 주차장 운영 등을 통한 부대수익으로 올리고 있어 연구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의료기관의 R&D 여건 조성을 위해 연구중심병원 10곳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1기 연구중심병원의 사업성과 등을 점검해 2기 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할 계획이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병원들의 가야 할 길이 연구중심병원이라는 것은 이미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자체적인 연구비 조성과 연구진 인프라를 확충해 연구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 분위기와 토양을 가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