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 이른바 'K뷰티'가 중국시장 및 아시아,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 유럽까지 세계 전역에서 좋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한국 화장품과 의류 같은 소비재의 인기는 대단히 높다.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역직구 시장 규모는 약 5820억원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한국의 뷰티·패션 브랜드들이 우수한 자사 제품을 중국에 알리고 판매할 새로운 마케팅 유통로를 찾고자 하며, 미지의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에 도전하는 역직구 분야 스타트업 대표인 나에게는 '새로움', '협력', 그리고 '정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
먼저 중국은 '중국'이라는 단어 하나로 그 큰 나라를 정의할 수 없다. 인구규모만 보더라도 우리의 30배가 넘는 시장이고, 지역에 따라 다채로운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의 정의도 세분화하여 접근해야 한다. 이렇게 중국은 '이렇다'라고 정의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 뷰티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매력적인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 대해서 많은 기업이 도전하고 있지만 누구도 성공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은 시시각각 급변하고 광활하기 때문에 큰 규모의 기업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변화를 따라가기에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의사결정의 자그마한 실수가 브랜드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기존 홍보·마케팅·세일즈 전략방식으로는 중국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하물며 온라인이라고 통칭되는 웹·모바일 전략까지 포함하면 새로운 '중국', 새로운 '온라인', 새로운 '모바일' 이라는 어려움을 해결해야만 한다. 이렇기 때문에 작은 규모로 빠르게 학습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에게 유리한 시장이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비즈니스 할 때는 '펑요(친구)' '꽌시(관계)' 두 가지 단어를 누구에게나 듣고 시작한다. 그만큼 광활한 시장에 대한 도전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소규모조직은 급변하는 시장에 잘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기존의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기업은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의사결정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다. 중국현지에서는 큰 기업과 정말 작은 기업이 제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다. 따라서 우리와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들을 경쟁사가 아닌 제휴사라고 생각하고 서로 간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는 작고 빠른 조직인 스타트업에게는 큰 기업들의 실패 및 성공사례를 담은 시스템을 배울 수 있고, 대기업에게는 대기업의 시스템을 통해 스케일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다운 스몰 비즈니스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분업이 우호적인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기업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파트너사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혼자만의 힘이 아닌 좋은 파트너를 만나 함께 커가는 것이 중국에서 성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유통과정이 불명확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이 어떤 가격으로 팔렸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시장이다. 유통과 연계된 제대로 된 통계 정보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시장이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어로 제품명을 정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이를 유통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라는 연락이 하루에 평균 100여통 이상 온다지만, 사실 A라는 제품을 잘 유통한다고 해서 B라는 제품도 잘 유통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 각 화장품 브랜드의 고유한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며, 그 기업의 입장에서 수출관리를 꼼꼼하게 여러 이커머스 채널로 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업은 이러한 고충을 겪는 사업자들에게 중국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나서서 도와주고 여기에서 나오는 여러 혜택을 다시 고객들에게 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우리는 수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화장품제조사와 유망한 한국 브랜드들을 소개받길 원하는 중국 현지 유통채널을 연결해 주는 브랜드 중심적인 B2B 사업 전략을 전개하고 있으며, 뷰티 사업자의 요구를 많이 반영해 중국 이커머스 채널들에 각 브랜드들을 정확하게 매칭시키고 있다. 국내의 온오프라인 시장은 자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강소 브랜드들은 자연스럽게 중국의 오픈된 채널로 눈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중국은 방대한 지역 대비 정보의 통제가 심하고, 자본주의 시장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가품 생산이 빈번히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시장과 유통, 그리고 온라인 커머스 채널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브랜드를 관리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무엇을 파느냐 보다 어떻게 파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을 중국에서 판매하기까지 위생청 허가 등 매우 많은 절차들을 거치게 되는데 화장품도 결국 소비재라 유행을 타기 때문에 판매하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리면 이를 빠르게 등록하고 다량으로 파는 것이 중요한데 유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할인 이벤트 등 마케팅 전략도 성공적인 제품판매를 위해서는 시기와 전략을 제대로 써야 한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재고처리처럼 헐값에 판매하거나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매출이 당장 나지 않는다고 해도 제품에 대한 고정적인 신뢰를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 사가 갖고 있는 판매 의견을 꼼꼼하게 취합하고 이를 잘 반영해 제품 판매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는 잘 맞는 이커머스 채널을 연결해주고, 각 사에 맞는 효율적인 정책을 제시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신뢰가 기반이 된다면 그 이후에 가격에 대한 경쟁력도 차근차근 쌓을 수 있다. 중국시장에 나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긴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라도 절대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오늘도 비투링크는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문제를 접하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는 모바일 커머스 분야뿐만 아니라 왓슨스 차이나 등 중국의 대표 멀티스토어 등을 통한 오프라인 시장으로의 유통 확장도 계획 중이다. 매출 신장이나 회사의 규모가 커지는 것만큼 회사 구성원들의 성장과 행복도 함께 자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재호 비투링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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