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배분·경기조절 기능으로
경제성장·물가·고용 등 영향
수요·공급 따라 결정… 자금의 효율성 높여
정부, 경제침체·과열 조절 등 정책수단 활용
국·공채 매매시장 통해 간접적 조절 방법도



일상생활을 하다가 보면 여유자금이 생길 때도 있지만, 돈이 부족한 경우도 생깁니다. 대부분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맡길 만한 곳을 찾게 되고, 자금이 부족한 경우 빌릴 곳을 알아봅니다. 이렇게 돈을 맡길 곳을 찾는 '자금공급자'와 빌릴 곳이 필요한 '자금수요자'가 모여서 금융거래를 하는 시장을 금융시장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금융시장은 은행이나 증권거래소와 같이 거래하는 특정한 장소 또는 건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나 금융기관 등이 당사자가 돼 조직적이고 규칙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형성되는 금융거래 자체를 가리키는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금리란 이처럼 자금이 거래되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수요자가 자금공급자에게 자금을 빌린 데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금액 또는 이자율을 뜻합니다. 통상적으로는 이자율을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됩니다. 금리부담이 크다 혹은 작다고 할 경우 금리는 이자금액을 뜻하며 금리나 높고 낮다고 할 때 금리는 이자율을 의미합니다.

금리는 기본적으로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컨대 청과물 시장에서 과일이 풍작이면 과일값이 떨어지고 흉작이면 오르듯이 시중에 빌려줄 수 있는 돈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자금 사정이 좋아지면 금리는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오릅니다.

◇자금배분·경기조절 기능 수행=금리는 자금을 필요한 부문에 적절히 배분하는 자금배분기능을 수행합니다. 금리가 오를 경우 자금의 공급은 늘어나는데, 돈을 잘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부문에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가게 해 나라 전체의 자금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금리를 경기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금리의 움직임은 가계의 저축과 기업의 투자, 물가수준, 국가 간 자금흐름, 경기변동 등 국민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정책당국은 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바람직한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국가의 금리 결정을 금융시장의 수급관계와 완전히 맡길 경우 부작용이 큽니다. 경기가 침체돼 있을 때 금리가 너무 높게 형성되면 투자나 소비가 억제돼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된 상황에서 금리가 낮다면 경기를 진정시키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금리는 경기를 조절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경기 동향이나 경제 실정에 맞춰서 금리 수준 결정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금융시장의 금리 수준을 조절합니다.

◇한은, 기준금리 통해 시중금리 수준 조절=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은 각 나라의 금융·경제 여건에 따라 다릅니다. 금융시장이 잘 발달한 선진국은 중앙은행의 공정할인율과 공개시장조작을 중심으로 하는 간접적은 조절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자본축적의 정도가 낮고 금융시장이 잘 발달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의 예금과 대출 금리를 직접 규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을 '금리정책'이라고 합니다. 경제성장, 물가, 국제수지, 고용 등 국민 경제상 여러 가지 목표달성을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통해 시중금리의 수준을 조절합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정책금리로 삼아 정책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가 매달 목표수준을 결정합니다. 현재 한은은 총액한도 대출금리의 조정(대출정책), 공개시장조작, 지급준비율 변경 등을 통해 금리를 알맞은 수준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은이 총액한도 대출금리를 낮추면 시중은행은 한은에서 돈을 빌리는 데 필요한 이자를 전보다 더 적게 내게 돼 기업대출금리를 낮추는 것이 가능해 금융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집니다.

또 한은은 금융시장에서 국공채를 사고파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장에 풀려 있는 돈의 양과 가격에 영향을 줘 간접적으로 금리를 조절합니다. 한은이 보유한 채권을 시장에 매각하면 시중에 돈의 양이 줄어들어 채권가격이 내려가고, 금리는 올라갑니다. 반대로 한은이 채권을 매입하면 돈의 양이 늘어나 채권 가격이 오르고, 이는 금리 인하로 이어집니다.

서영진기자 artjuck@

도움말=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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