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부회장·왼쪽 네번째)가 1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송창호 대표(왼쪽 세번째) 등 가족대책위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사진)가 14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반도체 사업장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도 함께 전달됐다.
권오현 부회장은 이날 송창호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를 포함한 피해자 및 가족을 직접 만나 "2014년 5월 기자회견을 한 뒤 꼬박 20개월 만에 여러분을 직접 마주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게 됐다"며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창호 가족위 대표는 "과거는 접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김은경씨는 "25년전 1월 14일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입사일인데 같은 날 이런 자리에 오게 돼 가슴이 뭉클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이들의 산재 소송을 무료 변론해 왔던 가족위 법률 대리인 박상훈 변호사는 "예방은 완전히 합의됐고 보상도 99% 완료된 상태에서 오늘 피해자 가운데 마지막으로 가족대책위가 사과문을 받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서한에는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고,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2014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발표한 공식 사과문과 같은 내용이다.권 부회장이 예정에 없이 가족들을 만나 이 같은 사과문을 전달한 것은 삼성전자, 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 등 3자간 합의로 진행되고 있는 교섭을 조기에 마무리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 12일 조정위원회를 통해 삼성 반도체 백혈병 관련한 재해예방 문제가 최종 합의에 도달했고, 보상문제 역시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12일 예방 문제가 3자간 합의로 타결된 데 이어 이날 당사자들에게 사과문까지 전달됨으로써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의 3대 쟁점이 모두 해결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