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구원이 차세대 원자로 제어봉의 지진특성을 시험하기 위해 개발한 시험기기로, 제어봉의 낙하와 인양을 자동으로 시험할 수 있다. 기계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원자로 제어봉의 작동 성능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진 등 원전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고 발생 시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원자력산업기기검증센터는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제어봉의 지진특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제어봉은 핵연료의 반응도를 조절하는 장치로, 안전하게 원자로 가동을 멈출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차세대 원자로에 대한 지진환경 시험은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에서 이뤄졌을 뿐 구체적인 설계 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원자로 제어봉에 대한 설계와 시험, 성능 분석 관련 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기계연은 설계된 지진 환경이나 실제 지진 상황을 모사한 환경에서 차세대 원자로 제어봉의 작동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최대의 대형 6자유도 진동대에 모의 시험품을 설치하고, 제어봉의 인양과 낙하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장치로 다양한 시험 환경을 구현하고, 제어봉의 작동 성능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김영중 센터장은 "지진 발생 시 원자로에 있는 여러 개의 제어봉이 1000분의 1초 수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작동을 멈출 수 있게 시험에 성공한 것"이라며 "향후 제어봉을 정확하게 작동 시험하고, 안전이 보장된 제어봉을 차세대 원전에 적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