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14년 국내 2위 포털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1위 음원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다. 1조87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빅딜'을 연초에 단행했다.

11일 카카오는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43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에 따른 자금 확보를 위해 로엔의 기존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 등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7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금액은 자체 보유한 현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하되 필요시 로엔 지분에 대한 외부 투자유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카카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이 승부사 기질을 다시 한 번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옛 카카오 시절인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며 단번에 네이버에 이어 국내 2위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로 발돋움했다. 국내 2위 포털사인 다음을 인수함으로써 모바일 메신저에만 머물던 카카오가 PC 영역까지 확장하는 직공법을 택한 것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 인수 역시 김 의장의 빠른 결단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 금액만 놓고 지난해 카카오가 인수했던 록앤올(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 운영사·626억원) 보다 20배 이상 큰 금액이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 배경으로 '콘텐츠 역량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꼽았다.

현재 카카오는 음원 서비스인 '카카오뮤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로엔이 운영하는 '멜론'에 비하면 이용자 수가 미미하다. 회사는 카카오뮤직과 멜론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1위 사업자인 멜론을 인수함으로써 카카오뮤직에 더해 음악 콘텐츠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과 관련해선 인수 이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인수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인수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선 카카오가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택시와 같은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등 신사업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이후 아직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로엔 인수 역시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로엔 인수를 통해서 음악 콘텐츠 플랫폼 강화하고 카카오 기존 사업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올해 계획된 신사업에 대해서는 관련 투자 계획을 다 마련해 뒀기 때문에 이번 인수로 받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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