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완성차·반도체업계 등 모든 전시장서 전면에 등장 시제품 넘어 상용화 단계 산업간 '융합' 최대 화두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가전업체인 스카이워스가 마련한 스마트홈 전시장을 구경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부사장이 CES 2016에서 '셰프컬렉션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 코닝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코닝이 만든 커넥티드 카용 디스플레이 유리를 구경하고 있다. 코닝 제공
■ 2016 CES를 가다
올해 전자·IT 업계의 주요 화두로 스마트카와 사물인터넷(IoT)이 확실하게 부상했다. IT와 타 산업 간 융합이 이제는 확실히 시장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소비자가전쇼) 2016'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IT업체를 비롯해 기아자동차·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계, 인텔·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까지 모두 자율주행차 기술과 스마트홈 등 IoT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2~3년간 이어진 흐름이지만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관련 제품의 수가 확연하게 늘었다. 또 시제품 개념이 아니라 거의 상용화 단계까지 완성한 제품이라는 점도 차이다. 조만간 소비자들이 IoT를 적용한 다양한 가전·자동차 제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LG전자와 폭스바겐은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IoT로 연결한 미래형 전기차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전시장에 작년과 마찬가지로 BMW 전기차 i3를 전시했고,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차량과 스마트홈을 연동한다고 밝혔다. 두 차량 모두 자동차와 집에서 원격에서 상대방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에어컨 등을 원격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포드 역시 아마존 등과 협력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하는 IoT 기술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의지는 인텔과 퀄컴 등 반도체 업체는 물론 코닝 등 부품업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 모두 자동차를 행사장 전면에 내세웠고, 특히 코닝은 센터페시아 등에 들어가는 터치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화질을 개선하는 자동차 앞유리와 스피커 기능을 지원하는 유리 등도 선보였다.
Io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생활가전도 CES의 대세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는 IoT 허브인 스마트씽스를 비롯해 냉장고에 IoT 기술을 적용한 '패밀리 허브', 스마트TV에 넣은 '스마트 허브' 등 여러 IoT 제품을 소개했다. 이는 스마트폰과 함께 제품별로 IoT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방위 공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LG전자도 외장형 IoT 허브인 '스마트씽큐'를 활용해 전시장에 스마트홈 체험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과 모듈화한 아틱 등 자체 플랫폼을 내세웠지만, LG전자는 자체 OS 없이 안드로이드 등 외부 OS와의 연결에 더 집중했다. 스카이워스 등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도 스마트홈 전시장을 따로 마련해 IoT 시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조성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은 "이번 CES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제품이 융합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융·복합을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며 "정수기와 냉장고를 하나로 합치는 등의 융·복합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과거 CES의 주인공이었던 TV는 행사의 주변부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퀀텀닷(양자점)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인 가운데, 대부분 TV 제조업체가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기술을 더 강조했다. 작년에 CES를 뜨겁게 달궜던 드론 역시 혁신적인 제품은 거의 없었다. 드론의 일반 소비자 활용과 관련한 법적 규제 문제와 배터리의 한계 등 내구성 문제가 시장 성장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흐름은 TV로 시작해서 자동차로 IoT의 흐름이 넘어온 것 같다"며 "특히 과거에는 중소 혁신기업이 주도했다면 지난 IFA 2015 이후부터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