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IP 사업 집중 계획 김병관 의장 정계진출로 불안 고소·고발 등 '제2안랩' 우려
웹젠이 정초부터 김병관 이사회 의장의 정계 진출에 조마조마한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김병관 이사회 의장이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가운데, 정치적 이슈가 회사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웹젠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사 온라인게임 '뮤온라인'의 지적재산권(IP)으로 대박을 낸 웹젠은 올해 이 기세를 이어 IP 수출 사업을 가속화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계획을 짰다.
웹젠은 '뮤온라인'의 IP를 활용해 중국 킹넷이 개발한 '전민기적'의 한국 버전인 '뮤오리진'으로, 작년 원스토어(통신사 통합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스토어 게임앱 매출 1위, 세계 구글플레이 스토어(중국지역 매출 제외) 게임앱 매출 5위에 올랐다.
현재도 '뮤오리진'은 국내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올해에는 중국 최대 앱마켓 운영사 치후360을 통해 자사 온라인게임 '썬온라인'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김 의장이 야당에 소속돼 정치 활동을 시작한 만큼, 아무래도 회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젠이 김 의장의 정계 진출과 관련해 겉으로는 동요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사실 일부 직원들은 '회사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까지 하고 있"고 말했다.
웹젠 구성원이 무엇보다 크게 경계하고 있는 것은 김 의장의 '정치 외도'로 사업에만 집중해야 할 회사 역량이 사업 외적인 일로 분산되는 것이다. 앞서 안철수 전 안랩 이사회 의장의 정계 진출로 안랩이 겪었던 곤욕을 지켜봤기 때문에 이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앞서 안 의원은 2011년 말, IT기업인 안랩(당시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안 의원은 이듬해 2월, 강용석 전 국회의원에 의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때문에 안랩은 조회공시, 회사와 연관된 안철수 의원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반박자료 작성 등에 상당 기간 역량을 허비해야 했다.
또 당시 안랩의 주가가 정계에 진출한 안 의원의 말 한마디에 급등, 급락하는 양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악영향을 막기 위해 최근 웹젠은 김병관 의장의 정치 활동에 회사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김 의장의 정치적 거취와 관련한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와 개인의 정치적 활동을 구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