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율 4%→0%로 경쟁력 커져… 미국차 수입 2.5배 급증 국산차 미국 수출 늘었지만 관세보다 브랜드 경쟁력 효과 독일차 수입도 26% 늘어… 수출은 전년보다 3000대 줄어
올해부터 국산자동차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을 상대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수출 관세가 일제히 0%로 인하된다. 하지만 주요 국가와 FTA를 체결한 이후 자동차는 'FTA 특수'를 보지 못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2012년 발효한 한·미 FTA에 따라 이달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국산차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0%로 낮아진다. 관세 인하분만큼 국산차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지만, 완성차 업계의 분위기는 어둡다.
업계는 미국산 수입차의 경우 4%에서 0%로 관세 인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한국 내 생산시설이 애초에 없어 관세 인하에 따른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국산차 수출은 2.5%에서 0%로 관세 인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물론 미국 현지에 생산판매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어 수혜 정도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2012년 FTA가 발효한 이후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액은 2011년 3억8000달러 수준에서 2014년 9억7000여달러로 2.5배 이상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국산차의 미국 수출도 9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늘었지만, 이 기간 관세율은 이전과 같은 2.5%였다는 점에서 FTA 효과보다는 국산차 브랜드 경쟁력 향상에 따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산 수입차는 국산차로 분류해 집계하는 쉐보레 임팔라와 BMW, 토요타 등 독일과 일본 업체의 미국 생산 차량 등 단순히 미국 업체 생산 차량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더욱 클 전망이다.
최근 FCA코리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지프의 차량 가격을 모델에 따라 최대 120만원 인하했고, 미국산 비중이 50%에 달하는 한국토요타는 주력 모델인 신형 캠리의 가격을 140만원 내렸다. 앞으로 추가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하면 미국산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수출시장인 EU의 경우에도 FTA가 국산차 수출에는 크게 이바지하지 못했다. 반면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수입차에는 날개를 달아줬다.
EU 최대 시장인 독일을 놓고 보면 독일산 자동차의 수입대수는 2015년(1~11월) 13만5371대로 전년 동기 10만7214대보다 26%가량 증가했다. 이와 비교해 국산차의 수출대수는 2014년 8만1345대에서 2015년 7만8104대로 오히려 줄었다.
호주의 경우에도 FTA 발효 1년 만에 전체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과 달리, 기존 5%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출 증가를 기대했던 자동차는 지난해 1~11월 수출액이 16억5000만 달러에 그쳐 작년 동기보다 3.5%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국가와 FTA를 체결할 때마다 자동차 업계가 수혜 업종인 것처럼 전해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면이 많다"면서 "미국산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올해 수입차 내수 잠식은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