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미래에도 수출서 성장 동력 찾아야
경제 위기는 오히려 내부 요인들에 있어
수출 경쟁력 강화 위해 민관 힘과 지혜 모을 때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새해의 경제전망이 어둡다 보니 대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임원 축소, 직원 명퇴 등으로 다가올 2016년 경제위기에 대처하고자 한다. 그러나 유가하락, 미국 금리인상 등의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전망치는 사실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한국 경제의 문제는 오히려 내부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IMF의 2016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6%이다. 반면 2016년 한국경제의 성장 전망치는 정책당국을 대표하는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우 3.0%, 한국은행이 3.2%이고,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2.6%, LG 경제연구원이 2.5%를 각각 예견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세계경제의 성장률에도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분명 한국경제의 위기를 반증한다. 제조업의 수출은 한국경제의 성장기반 이었지만, 원천기술은 선진국보다 낮고 제조원가는 중국 등의 신흥국들보다 높아서 한국이 샌드위치 상황이라는 것은 이미 약 20년 전부터 잘 알려진 어려운 여건이다.

실제로 한국의 지역별 수출을 보더라도, 동남아 수출은 2014년에 1.2% 증가했지만, 지난해 2/4분기, 3/4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 4.9% 감소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미국으로의 수출도 2014년 13.3% 증가했지만, 지난해 2/4분기, 3/4분기에는 각각 1.0%, 2.2% 감소했다. 성장률이 높거나 증가하고 있는 이들 지역으로의 수출 감소 역시 한국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테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한국경제 성장률 보다 높다는 것은 수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진해 온 한국경제에 기회가 있다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한국경제가 빈곤을 벗어나 선진국 문턱에 오기까지 성장원동력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이뤄낸 수출이었고, 미래에도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은 수출에서 찾아야 한다. 비록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는 있지만, 이는 한국경제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꼭 한국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시사하지만은 않는다.

IMF의 2016년 세계경제 성장률의 지역별 전망을 보면, 선진국들의 경우 미국 2.2%, 유로지역 2.8%이지만, 신흥국 및 개도국은 6.4%이며 그 중에서 중국 6.3%, 인도 7.5%,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4.9%, 중동 3.9%, 남부 아프리카 4.3% 등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기업들은 한국보다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위의 신흥국 및 개도국에서 수출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한국경제의 위기는 오히려 이같은 외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내부 요인들에 있다. 막스 베버가 강조한 정치가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자질은 정열, 책임감, 통찰력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 자질들은 결여한 채, 막강한 권한만을 누리려는 정치인들이 모인 국회, 지속적 노사 갈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생산비용을 상승시켜 한국산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있는 노조, 미래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발생된 내부 위기를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 저성장 전망치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정책 당국, 이들이 바로 한국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요인들이다.

원천 기술이 미흡한 현재 시점에서, 한국의 수출은 품질 및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 국회와 정부는 현재 필요한 대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미래 경쟁력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계획과 실행을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생산현장에서 노사갈등은 약 30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그로 인해, 해외투자 유치도 쉽지 않거니와, 국내 기업조차도 해외로 일자리를 이전하고 있다. 품질 및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기업에서 노동조합은 경영자와 협력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는 것이 곧 그 자신들을 그리고 자식 세대를 위한 길임을 알아야 한다.

기업들도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저성과자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임직원들 스스로 임금삭감을 함으로써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서구의 구조조정 논리에만 의거하여 임원 축소, 직원 명퇴 등을 일방적으로 감행하게 되면 민간부문의 투자 및 소비 심리는 쉽게 냉각될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의 위기는 내부의 위기이지 외부에서 온 위기가 아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국의 국민, 정치권, 노사, 정책당국이 어떻게 힘을 모으느냐에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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