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양적완화,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가운데 미 연준은 역사적인 금리인상을 단행, 대정책발산(大政策發散)의 막이 올랐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2013년 긴축발작 당시와 비교할 때 신흥국 부채가 과다하고 유가 등 상품가격이 크게 떨어져 대외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행되었다.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져올 반향효과(反響效果)와 강달러화에 따른 대외수지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부문은 작년 7월 이후 해외자본의 순유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흑자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본유출은 중동, 아시아를 중심으로 외국인 주식투자, 은행 및 기업의 외화채권, 은행의 단기차입에서 일어나고 있다. 외환부문의 안정은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부문별 외환의 불일치가 크게 개선된 데 중요한 배경이 있다. 원화자금시장도 질서있는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제다. 2000년대에 들어와 소비, 투자의 성장기여율은 줄어드는 대신 정부지출, 해외부문이 이를 메우는 뚜렷한 추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부채오버행(Overhang)에 빠진 가계의 소비여력이 취약하다. 통계청 등 3개 기관이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부채/자산비율을 제외한 모든 재무건전성지표가 악화됐다. 부채가 늘어나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진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소비위축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에서도 확인가능하다. 각종 부과금,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 증가가 소비지출을 압도하고, 실질소비지출은 2014. 3분기 이후 전년동기 대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평균소비성향은 이미 2011년부터 감소추세다.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정책이 올해부터 시행된다. 유의할 것은 이 대책이 전반적인 부동산경기침체를 동반할 가능성이다. 가계자산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이 2/3 이상의 높은 현실에서 부동산경기침체 시 '부채오버행'은 다시 '부채디플레이션'으로 악화, 소비위축은 더욱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부채는 새로운 복병이다. 한은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성장성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수익성이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은 투자를 줄이고 경영합리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물론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하락도 기여했다.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만성적 한계기업이 해마다 증가하고,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부실이 더 빠르게 증가하여 기업구조조정은 올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중대한 도전으로 부상했다. 엔-달러환율에 뒤이어 위안-달러환율의 약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제3국에서 일본, 중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올해 수출이 더 어려워질 것은 확실하다.
통상적인 거시정책이 먹히지 않는 구조적 단절이 일어나는 현 상황에서 정부는 3.1% 성장목표에 집착, 양적 정책수단에 의지하기 보다는 경제주체의 동기를 교정하는 질적 정책수단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통화당국도 외환부문의 안정에 유의하면서 대정책발산의 합류를 적극 모색할 봄직하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