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사업개발·혁신 … 장수기업 일궈 국내 상장기업 평균연령 37.8년… 자유로운 분위기서 신사업 모색 확실한 이유와 동기 부여도 필수
국내 기업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5년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중 설립한 지 40년을 넘은 기업이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10년 후인 2015년, 이제 상장기업 절반 이상이 설립 40년을 넘어섰습니다. 기업의 '노령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업의 '노화'를 관리하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해외 기업 사례로 알아보겠습니다.
◇ 국내 상장기업 평균 연령 '37.8년'=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국내 기업의 평균 연령은 37.8년을 기록했습니다. 상장기업 중 절반이 넘는 51.5%의 기업이 설립 후 40년 이상이 지났습니다. 반면 설립 20~40년 기업의 비중은 2005년 49.6%에서 2015년 23.9%로 뚝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물론, 단순히 기업 연령이 늘었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다만 제조업 등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것은 경제와 산업의 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무엇보다 '장수기업'은 '혁신'을 동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오래 됐다는 이유로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혁신을 해왔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점이 큽니다. 국내 기업은 수백 년 간 명성과 노하우를 쌓아온 해외 우량 기업과 달리, 엄청난 변화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브랜드 파워와 세계적 수요 기반을 아직 다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노화를 막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젊음'이 국내 기업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 젊음의 비결= 전문가들은 기업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가장 먼저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기존 조직의 논리와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신사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GE가 2014년 설립한 자회사 '퍼스트빌'이 손꼽힙니다. 퍼스트빌은 인터넷 공모 등 외부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소규모 공장에서 신속하게 제품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대규모 유통망이 아니라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시장에 선보입니다. 기존 GE 내 개발 과정을 따랐을 때보다 비용을 20분의1 가까이 줄이면서, 모회사인 GE에게도 신선한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확실한 이유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혁신적인 장수 기업의 비결입니다. 1800년대 초 화약회사로 시작해 현재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속해 있는 종합화학회사 '듀폰'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듀폰은 2010년부터 매출액의 30% 이상이 최근 4년 내 만들어진 혁신에서 나와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 여부도 외부에 공표하면서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강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객의 변화를 쫓아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조직의 군살을 덜어 균형 잡힌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전례가 없는 일을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