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선·철강업계는 저유가의 장기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중국의 강력한 공세로 고전했다. 저유가에 따른 시장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져 조선·철강업계의 내년 한 해 경영화두는 생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 빅3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겼었다. 수주량 급감으로 3분기 말까지 세 회사의 누적 영업적자(연결 기준)는 7조원을 넘었고, 내년에도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세계 발주량은 2334만CGT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8% 줄었다. 발주액 역시 537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1.9% 하락하는 등 불황이 이어졌다. CGT는 선박의 단순 무게(GT)에 작업난이도 및 부가가치 등을 고려한 수치를 곱해 산출한 숫자다.
수주 경쟁력 면에서도 중국에 밀려 국내 조선업계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지난달 세계시장의 발주 선박 물량은 182만CGT(71척)인데 중국이 80%인 146만CGT를 수주했다. 우리나라 수주 물량(약 8만CGT)은 중국의 20분의 1에 그쳤다.
해양플랜트 발주량 급감이 이 같은 부진의 주요인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해운사들의 발주량이 급감하자 국내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의 비중을 늘려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고, 올해에는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매출까지 뚝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상선 시장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조선업계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우조선은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매각과 인적 쇄신 등이 포함된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고, 현대중공업은 전 계열사의 급여 반납 등 인건비와 각종 경비 절약, 시설 투자 축소 등으로 5000억원 이상을 절감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인원 감축과 비효율 자산 매각 등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 역시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과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부진과 중국 철강재 유입 확대 등이 주 요인이다. 지난 10월 우리나라 철강재 수입은 197만8000톤으로 전월에 비해 11.5% 늘었고, 전체 수입의 62.6%는 중국산이었다.
철강업계는 올해 치열한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3분기 말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지만,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 합병 등 조직 구조조정의 힘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9.8% 늘었다. 포스코 역시 오는 2017년까지 국내 48개, 해외 181개에 이르는 계열사 숫자를 절반 수준인 국내 22개, 해외 117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일부 공장 가동 중단과 유니온스틸의 흡수합병, 본사 페럼타워 매각 등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철강업계의 내년은 여전히 밝지 않다. 저유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져 조선·건설업계의 부진이 지속하고 철강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선·철강업계는 내년까지 고강도 구조조정을 계속하면서 외연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이 같은 침체기를 이겨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