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을 바라보는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창업주인 휴헤프너가 몇 해전 60살 연하의 여성과의 결혼식 소식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거동조차 불편할, 이 나이 또래 다른 노인들의 건강 상태와 비교해 '바람둥이' 휴헤프너의 지치지 않는 정력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건강음식을 연구하는 필자는 음식 속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생리학적으로 남자의 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이 먼저 있다. 여든살 할아버지나 이십대 청년이나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성(性)을 키우겠다는 본능적인 집착이다. 이에 여성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하지만 남자의 생명력이 그 성(性)에서 비롯된다는 원리를 알면 다소 이해할 만도 하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근육, 뼈, 생식기 활동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활력과 에너지를 만드는 원천을 이룬다. 이를 위해 운동과 개중엔 고가의 호르몬 합성제 등 의학의 도움을 받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있다지만 남성호르몬 합성에 가장 효과적인 보약은 음식으로 활기찬 정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남성들이 남성(男性)을 강하게 해주는 보약이 어떤 희귀하고 값진 먹거리에 있을거라 믿고 자칫 검증도 안된 상품들에 헛돈을 들이고 기대를 거는 경우들이 있다. 얼마 전 충주시에서 초청강연이 있어 일을 마치고 고속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차 안은 한동안 환기를 하지 않은 듯한 퀴퀴한 냄새로 내 코만 예민한 건가 싶어 주변 표정을 살피다 보니 대부분 남자 승객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누가 시키기라도 한 듯 하나같이 신문을 펼쳐들고는 특히 정력에 좋다는 식품보조제 광고를 열심히 보면서 개중에는 오려 주머니에 넣는 경우도 있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십 여년 이상 의학전문기자 경험이 있는 필자의 눈에는 한 눈에 봐도 과장된 광고임을 알 수 있었다.
추운 겨울철에 채취되는 굴이 가장 맛이 있으며 알이 자잘한 천연 굴을 실컷 먹을 수 있다. 굴은 색이 너무 희고 알이 큰 것은 상품으로 치지 않는다. 씻을 때는 물에만 여러번 씻지 말고 굴을 소쿠리에 담근 후 불순물을 골라내면서 씻어야 영양소가 빠져나가지 않는다. 물에 씻기 전 강판에 무를 갈아 즙을 낸 것에 굴을 한번 씻어내면 불순물이 잘 빠져나가 비린내가 덜함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손질한 생굴을 초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거나 굴밥을 지어 먹으면 좋다. 밥물이 끓어 오를 때 굴을 넣어 지은 밥에 간장, 다진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등을 고루 섞고 입맛에 따라 설탕과 식초를 약간만 간해 만든 양념장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는 그 맛이란 그야말로 꿀맛이다.
긴 겨울밤 출출함을 한 두잔의 약주로 채우고 싶을 때 계란과 밀가루를 섞은 계란물에 굴을 넣고 소금과 후추가루로 간해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굴을 떠서 지져낸 굴전, 이 보다 좋은 안주가 있으랴. 필자는 밥맛이 떨어질 때마다 곧잘 찾는 반찬이 있는데 굴로 만든 어리굴젓이다. 어리굴젓은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에도 올려졌던 서산 간월도의 젖갈이 유명하다. 다른 지방의 것보다 작고 차지며 고소해 가장 상질로 쳐준다. 겨울에 채취한 굴을 잘 씻어 소금과 함께 작은 항아리에 넣고 열흘쯤 푹 삭인 뒤 곱게 간 국산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서 보관해 두고 입맛 없을 때 한번 애용해 보길 권한다.
김연수 한국푸드테라피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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