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법적 근거없이 개입 과도한 규제로 부당" 주의통보 조치
정책성 금융상품 압박에 정책홍보 비용분담 요구 관행도

감사원이 금융당국의 관행적인 은행 수수료 산정 개입에 제동을 걸었다. 법적 근거 없는 규제로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에 대한 테마감사를 실시,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주의를 통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규제 개혁 추진상황 및 이행 실태 등을 점검한 결과 금융위원회 등에서 규제개혁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금융 현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당국의 규제 개혁 진정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민간 자율 결정 사항에도 당국이 법적 근거 없이 개입하거나 과도한 행정지도로 그림자 규제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일부 미흡한 부분이 존재해 주의 통보 조치를 내린다"고 말했다.

먼저 감사원은 은행이 부과하는 수수료에 대한 당국의 개입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은행법 제 52조 등에 따라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약관 심사 등 은행의 불공정 영업행위를 지도, 감독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은행이 부과하는 각종 수수료 수준 결정이나 폐지 여부 등은 민간 금융회사의 고유이자 자율 의사결정 사안이므로 이에 관여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 측은 "당국이 이용자 권익보호 등을 위해 수수료 인하, 감면 등에 대한 압박을 관행적으로 해 왔는데, 그 결과 은행별 수수료가 획일화되고 서비스 차별화 유인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경쟁력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 규제, 증권 금융사의 사채 발행한도 규제 등 현 금융환경과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당국이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금융회사에 부당하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민주거안정, 서민 금융지원 확대 등의 각종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09년 이후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 권역별 금융회사에 관련 전용 상품을 출시하도록 요청하거나 압박을 가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각 시중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월세대출, 새희망홀씨대출, 목돈안드는행복전세대출, 노후실손의료보험 등이 대표적인 '정책금융' 상품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품이 당국의 압박으로 출시된 이후 별다른 실적조차 없이 은행의 경쟁력만 떨어뜨리거나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원 측은 "피규제대상인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당국의 상품출시 요청을 받는 경우 이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책 금융상품은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출시하거나 민간 금융회사에서 자율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책 홍보를 위한 각종 비용을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20여 차례에 걸쳐 총 40억원 가량 민간 관련 협단체나 금융사에 전가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지적도 받았다. 감사원은 법정 감독분담금 외에 정부 정책 추진 관련 비용을 민간에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감사 결과에 대해 금융당국은 "관련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현재 추진 중인 금융개혁에 대폭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앞서 '은행 자율성 및 책임성 제고 방안'에서 향후 감독당국이 금리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결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문화 했다"며 "정책 금융상품 출시 역시 서민 지원 등을 위해 관련 상품 출시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도록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고 말했다.한편 감사원은 △등록·공개 등 규제 관리의 적정성 △금융규제개혁 추진과제 관리의 적정성 △권역별 규제 수준 및 내용의 적정성 △권역별 규제 차별의 적정성 △숨은 규제(행정지도, 구두지시 등) 운영의 적정성 △검사, 제재 제도 및 관행의 적정성 △민간 금융회사에 대한 당국의 불필요한 부담 전가 여부 등을 평가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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