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7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삼 함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기준금리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5000조원에 달하는 나랏빚이 국가 전체의 큰 위험이 될 전망이다.
17일 정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국가·공기업·민간기업의 부채 합계는 4756조원에억원으로 추산된다. 항목별로 보면 가계부채 1166조원, 국가부채(중앙정부+지방정부+연금·2014 회계연도 기준) 1212조7000억원, 공기업부채 377조1000억원(2014년 말 기준)이다. 민간기업부채 추산액은 2000조원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국내총생산(GDP) 1조4300억원(2015년기준)의 300% 수준이다. 국가 전체의 연간 생산력을 동원해도 갚기 어렵다는 뜻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통상 정부부채 규모가 GDP 대비 80%를 넘으면 위험단계에 진입한다고 판단하는데, 우리 국가부채 규모가 이미 GDP의 80%를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리 공기업 구조에서, 공기업부채까지 광범위한 범주의 국가부채로 포함할 경우 이미 100%를 초과한다.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된 만큼, 국가부채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가장 위험한 것은 가계부채다. 한은 통계를 보면 올 3분기 기준 가계신용(부채)이 1166조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4분기 증가액이 포함될 경우 가계부채는 올해 1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의 종합적인 규모를 나타내는 통계다. 금융권 가계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의 대출이 모두 포함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가계부채 급증세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빨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08년 1분기 677조1987억이던 가계신용은 2010년 4분기 843조1896억원으로 3년간 165조9909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은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2013년 1분기 962억8749억원이던 가계부채는 올 3분기에 1166조원으로 203조1251억원 늘었다. 올 4분기 수치가 제외된 것을 고려하면 올 연말까지는 이보다 더 많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2008년 금융위기 시절보다 빠르다"며 "이는 현재의 경기 상황이 더 나쁘고 정부의 가계부채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심사를 강화하는 것 등을 핵심으로 한 '가계부채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파산가구가 급증하는 등 국민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내놓은 자료를 통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전국을 기준으로 대출에 대한 이자비용이 연간 1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금리가 이주열 한은 총재 취임 직후 수준인 연2.5%으로 1%포인트 인상될 경우를 가정하면 단순 산술적으로 국민들의 이자비용 부담은 연간 6조8000억원으로 급증한다.
오 의원은 "파산 직전에 몰린 한계가구 153만가구는 평균 부채가 1억9500만원으로 비한계가구(4800만원)의 4배에 달해 이들 가구 중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