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시장으로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경제발전 동력 마련을 위해 해외 우수 인프라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인니 정부의 정책과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떨어지는 금융서비스 경쟁력 등이 인니 시장의 매력으로 꼽힌다. 또 해외 금융회사와 자국 금융회사를 차별하지 않는 현지 분위기도 국내 금융회사들의 진출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인니에 자리를 잡은 국내 금융회사는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이다. 여기에 최근 비씨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하나캐피탈 등이 현지와 합작법인을 세우며 합류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인니 시장에 관심을 갖는 요인은 외형적으로 인니의 풍부한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연간 4~5% 이상 성장하는 국가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니는 2억5000만명(세계 4위)의 인구가 2000년대부터 연간 7~8%에 가까운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인니 정부가 직접 해외 우수 인프라 유치와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취임한 조코위 대통령은 집권 이후 고도화된 인프라 구축을 경제성장의 핵심 축으로 선정하고 관련 정책을 독려하고 있다. 인니 정부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해만 120억달러의 정부 예산을 편성했으며 앞으로도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 금융권의 관계자는 "인니 시장은 외국인 투자에 매우 우호적"이라며 "집행된 전체 투자 중 외국인 투자가 70% 수준으로 2014년에만 316억달러 수준의 외국인 투자금이 인니 시장으로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인니 시장이 꼭 미국·유럽 등 선진 금융회사만을 선호하지 않는 것도 기회 요인이다. 비씨카드는 최근 유수의 글로벌 금융망 프로세싱 기업들을 제치고 만디리은행이 발주한 카드 프로세싱 프로젝트를 획득했다. 비씨카드는 2년간 치열한 경합 끝에 미국 퍼스트데이타, 일본 NTT데이타, 독일 와이어카드 등 유수의 글로벌회사들을 제치고 인니 시장 카드 프로세싱 매입 및 발행업무를 위한 합작사를 9월 설립했다. 2011년 만디리은행이 발주한 세부 컨설팅에서부터 서서히 눈도장을 찍은 비씨카드가 결국 대형 사업권까지 따냈는데 같은 문화권에 속한 가맹점 구축 경험이 많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변 동남아 경쟁국의 금융 제도나 시장이 이미 선진화된 데 반해 아직 개척할 여지가 많다는 점도 인니 시장의 매력이라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도 국내 금융회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분야다. 2010년 기준 약 15조원에 불과하던 인니 금융시장 규모는 2014년 말 기준 30조6000억원 수준까지 5년 새 약 2배가 성장했다. 이중 67% 가량이 할부금융 시장이어서 공략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게 국내 금융회사들의 설명이다. 관련 최근 신한카드와 하나캐피탈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노리고 인니 시장 공략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