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상승폭 2℃아래로 제한 5년마다 이행 점검 검증키로 세계 역사적 전환점 환영 속 제조업 '환경규제' 부담 커져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르부르제 전시장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왼쪽부터) UN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반기문 UN 사무총장,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협상 타결을 기뻐하며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이날 195개 협약 당사국은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파리 기후협정' 최종 합의문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전 세계가 동참하기로 합의한 역사적인 신 기후변화 협정이 12일(현지시간) 체결됐다. 전세계 산업과 사회시스템 근간을 뒤바꿀 협약이라는 점에서 우리 산업과 경제 체질도 일대 혁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사회가 "전 세계를 위한 역사적 전환점을 얻었다"며 환영하는 가운데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 경제는 '환경규제'라는 부담을 더 안게 됐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195개 협약 당사국은 이날 파리 인근 르부르제 전시장에서 총회 본회의를 갖고 교토 의정서를 대체해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최종 합의문을 채택했다.
총회 의장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이 "총회장 반응이 긍정적이다. 반대 목소리가 없다"면서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됐다"고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자 각국 대표들은 큰 박수를 보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파리 협정'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웠던 1997년 교토 의정서와 달리 선진국과 중국 등 개도국을 포함한 195개 당사국 모두 지켜야 하는 첫 세계적 합의로, 18년만에 새로운 기후체제 출범을 알리는 협약이다.
31페이지 분량의 협정 최종 합의문에서 당사국들은 새 기후변화 체제의 장기 목표로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섭씨 1.5℃까지 제한하는데 노력한다"고 담았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서 국가나 기후변화 취약 국가들이 요구해 온 사항이다. 현재 지구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가량 상승한 상태다.
온도 상승폭을 제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해 187개국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 감축목표(기여방안·INDC)를 유엔에 전달했다. 협정 일부는 구속력이 있으나 일부는 당사국의 자발적인 참여에 달렸다. 온실 가스 감축 계획안을 제출하고 정기적으로 약속 이행 검토를 받는 것 등은 구속력이 있으나 당사국이 정한 감축 목표 자체는 구속력이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역사가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면서 "파리 협정은 사람과 지구에 기념비적인 승리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의 지도력 덕택에 세계 대부분 국가가 파리 협정에 서명했다"면서 "엄청난 성공이다"라고 협정 체결을 환영했다.
당사국들은 합의문에서 금세기 후반기에는 인간의 온실 가스 배출량과 지구가 이를 흡수하는 능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촉구했다. 온실가스를 좀 더 오랜 기간 배출해온 선진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처를 지원하는 내용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선진국은 2020년부터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처 사업에 매년 최소 1000억달러(약 118조15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협정은 구속력이 있으며 2023년부터 5년마다 당사국이 탄소 감축 약속을 지키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이 협약은 제조업 비중이 큰 국내 경제·산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인 만큼 정부와 산업계는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갖추는 숙제를 눈앞에 뒀다.
경제계는 각 업종과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주히 따지는 한편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 사업에는 호재가 되지만,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 석유화학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에너지 배출량을 한 번에 줄이는 것은 어려우므로 현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배출량 저감 지원 체제를 철강이나 조선업 등 대기업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도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