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5월 한중FTA협상이 시작된 이래, 3년 만인 2015년 6월 정식 서명된 이후, 5개월 만에 우리나라 국회의 비준승인을 받아, 오는 12월 20일부터 발효예정이다. 논란이 많았던 한중FTA가 드디어 현실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의 최대수출시장에 대해, 주요 교역상대국 중 먼저 특혜시장접근기회를 가지게 됐다는 차원에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중FTA발효에 대한 큰 기대는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에 대해 주요 제조업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FTA를 통한 특혜시장접근기회를 확보한 만큼, 우리기업들의 시장선점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 한중FTA는 단순히 중국시장에 대한 접근기회 확보 효과보다는, 한중 양국간 주요수출품목이 모두 겹치는 높은 수준의 경합구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한중FTA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미칠 구조적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에 대하여 절대열위를 보이고 있는 노동집약적 단순제조업부문의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직면할 시장퇴출압력 및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한중FTA를 통한 중국시장진출기회 확대라는 단순한 장밋빛 그림에 더해서, 한중FTA의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우리산업구조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법을 모색할 때다.
먼저 한중FTA가 발효되는 시점부터 중국측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의 경우, 우리기업의 시장확보 기회가 단기에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는 12월 20일부터 한중FTA가 발효될 경우, 중국의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들은 품목수 전체기준 11.8%, 금액으로는 전체 5.2%, 87억 달러에 달한다.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들 중에 이미 반도체, 컴퓨터주변기기,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등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은 이미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어, 한중FTA를 통한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의 주력수출제품인 폴리프로필렌, 승용차, 자동차부품, 컬러TV, OLED 등은 아예 중국의 관세양허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기계류 및 냉장고 등은 20년 뒤에 중국의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쌀, 소, 돼지, 우유, 고추, 양파, 등 대다수 민감 농축산품은 모두 관세양허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공산품의 경우, 우리나라가 12월 20일부터 대중국 수입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품목은 철강재용기, 합성고무, 견사, 플라스틱금형, 화학기계, 식탁용구, OLED 등 4004개 품목이다. 그 결과, 우리 농산품시장을 지키는 대신, 제조업부문에서는 중국에 대해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시장퇴출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제조업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양허율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대중국 수출증가효과에 대한 과잉기대 보다는, 중국기업들과의 무한경쟁의 결과, 시장퇴출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비교열위부문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이번 한중FTA발효를 통한 시장선점효과도 RCEP이나 한중일FTA가 출범될 경우, 곧 소멸될 일시적인 효과이다. 따라서 한중FTA를 통한 시장선점효과에 취해있기보다는, 조속한 시일 내에 우리중소기업들의 대중국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지원 및 구조조정지원정책이 시급하다.
한편 중국과의 무한경쟁에서 위기에 처한 것은 중소기업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주력수출제품이었던 스마트폰, 승용차, 반도체, 조선, 철강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기술적 비교우위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이미 중국기업들에게 기술역전을 당하고 있는 제품과 산업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양국간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중국에 대한 압도적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혁신투자 및 시장경쟁력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지원정책이 모든 주요 전략산업에 걸쳐 체계적으로 이뤄져야한다.
이러한 우리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혁신지원정책 등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한중FTA는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을 확보하는 계기가 아니라, 13억 인구의 시장에 편입되어버리는 한국 산업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산업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계적 산업정책은 결여된 가운데, 시장개방과 FTA체결에만 주력했던 멕시코와 칠레 등의 정책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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