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대출→시중 통화량 증가 '순환' 통화량, 금리·환율 등에 큰영향 너무 적거나 많으면 경제 제약 한은, 세금 등 정부수입 맡기도
우리의 삶은 돈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매일 돈을 사용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읽고 밥을 먹거나, 집에서 나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등 거의 모든 활동에는 돈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획득한 소득 중 소비하고 남은 돈은 금융기관에 예금합니다. 금융기관은 예금을 통해 받은 돈을 기업에 빌려주고 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재화나 서비스 생산에 필요한 기계설비나 원재료 구매, 임금 지급 등에 사용하고, 그 돈은 다시 소비자들의 근로소득이나 금융소득 등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처럼 돈은 일상 경제의 매개물로서 여러 단계를 거치며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줍니다. 이런 점에서 한 나라의 경제에서 돈의 역할은 흔히 인체에 있는 혈액의 역할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혈액이 인체의 각 부분을 순환하면서 영양분을 골고루 보내주듯이 돈도 수많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거래를 매개하고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 내에 유통되는 돈을 통화라고 지칭합니다.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돈'=통화의 기능으로는 네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통화는 지불수단으로서 '교환의 매개수단' 기능을 수행합니다. 돈을 통해 거래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교환할 상대를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돈을 사용하면 탐색비용 등 여러 가지 거래비용을 줄여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에 전념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나라 경제 전체로서도 생산량과 소비량이 증가해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가치의 저장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시간이 나도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 즉 구매력을 보관해 주는 역할을 말합니다. 귀금속, 건물, 쌀 등도 가치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지만, 통화 이외의 물건이 가치의 저장수단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셋째, '회계단위·가치척도'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경제적 가치는 화폐의 단위로 표시됩니다. 상품의 가치를 명확하게 나타내고 계산과 회계를 편리하게 해주는 단위로서 통화가 사용됩니다. 마지막 네 번째 기능은 '이연지급의 기준'입니다. 일반적인 금융계약에서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계약 시점에서 현재 가치에 해당하는 금액과 만기시점에 지급해야 하는 미래가치를 결정해주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중앙은행→금융기관→민간…돌고 도는 돈=그렇다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통화가 어떻게 각 경제주체에 공급되는지 알아봅시다. 어느 나라의 경제든 법화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면 화폐를 발행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폐와 주화의 형태로 금융기관에 현금을 공급합니다. 금융기관에 공급된 현금은 다시 민간으로 흘러들어 가는데, 이는 경제의 매개물로 유통되거나 예금의 형태로 금융기관에 돌아오게 됩니다. 이런 민간의 화폐보유액과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지급준비금을 더한 것이 본원통화입니다.
지급준비금은 한국은행에 예치된 금융기관의 예금과 금융기관의 금고 내에 남겨놓은 현금을 말합니다. 금융기관은 본원통화를 바탕으로 예금통화를 창출합니다. 사람들이 현금을 모두 금융기관에 예금하고 금융기관은 예금 가운데 10%를 지급준비금으로 남겨놓은 뒤 나머지를 모두 대출한다고 가정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금융기관에 예금한 금액이 100만원이라고 할 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사람은 90만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 통화량은 현금과 예금의 합인 10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불어납니다. 이처럼 금융기관이 예금 일부를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고 그 나머지를 대출하게 되면 예금통화가 창출되며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예금통화는 계속 늘어나게 됩니다.
통화의 공급은 '개관표'를 이용해 국내부문과 국외부문으로 나누어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국내부문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구, 기업, 가계, 기타금융기관 부문을 말합니다. 통화량은 통화정책 이외에 정부활동과 국외거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변동요인을 부문별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앙정부 부문을 통한 통화의 공급은 중앙정부의 수입과 지출활동인 재정수지에 따라 바뀝니다.
세금을 거두는 경우 돈은 정부의 은행인 한국은행으로 들어와 통화량이 줄고 반대로 정부가 재정지출을 집행하면 통화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 부문과 가계 부문을 통한 통화의 공급은 은행이 기업이나 개인과 금융거래를 하면서 일어납니다. 은행이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 통화량이 늘어나고 회수하면 통화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국외부문을 통한 통화의 공급은 비거주자와의 거래에서 돈을 주고받은 결과로 일어납니다. 수출대금을 받거나 외국 돈을 들여와 국내 은행에서 우리 돈과 바꾸면 통화량이 늘어나고 반대로 수입대금을 지급하거나 외국에 투자하기 위해 우리 돈을 외국돈으로 바꾸면 통화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통화량은 물가, 금리, 환율 등의 변동을 통해 우리의 경제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돈이 시중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또는 반대로 너무 적게 풀려 있으면 경제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한 나라의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돈의 양이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