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한투증권 이어 씨티은행·SK증권 '부정적'
연말 자금조달 어려워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내년 시장위축 불가피 등급 조정압력도 가중

경제 불황이 지속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탄탄한 수익성과 건전성을 자랑해 온 금융권에서마저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화투자증권 등의 신용등급이 하락한데 이어 한국씨티은행과 SK증권 등이 등급 전망(아웃룩)에서 '부정적' 견해를 달았다. 신용등급 하락은 해당 금융사의 연말 실적 악화는 물론, 이로 인한 자금조달 악화로 재무건전성까지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3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일부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있다. 우선 한국SC은행과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최근 동반 강등됐다. 또 한국씨티은행, HMC투자증권, SK증권 등은 등급 뒤에 '부정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2금융권인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 한국캐피탈, 두산캐피탈 역시 신용등급에서 부정적 전망을 받았다.

특히 시중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된 것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SC은행의 경우 신용등급이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강등됐는데, 국내 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지난 1998년 IMF 구제금융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SC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NICE신용평가는 "국내 저금리 기조와 영업기반 축소, 높은 판매관리비 부담 등으로 한국SC은행의 핵심 이익력이 저하됐다"며 "모 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지원 여력도 이전보다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씨티은행도 등급 강등까지는 아니지만 등급 아웃룩에서 '부정적' 견해를 받았다. 두 은행 모두 수신 성장률이 업계 평균인 6.1%의 10분의1 수준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는데,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신 성장률이 지방 은행보다도 못해 향후 은행의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다는 전망이다. 그나마 한국씨티은행은 한국SC은행보다 해외 본사 지원 여력이 다소 크다는 점에서 등급 하락은 모면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신용등급 하락 공포가 더 심하다. 한화투증과 KTB투증의 신용등급이 최근 하락한데 이어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는 HMC투증과 SK증권도 긴장하고 있다.

김수연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증권사의 경우 대형화, 사업영업 특화 현상이 심화되고, 그 흐름을 타지 못하는 증권사들의 시장지배 악화, 위험자산 확대로 인한 손익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며 "특히 최근 ELS 발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로 당장 내년 파생결합증권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해 실적 둔화 우려 및 등급 조정 압력은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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