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조 부채' 이자폭탄 연쇄충격 LG경제연 "부채 일시폭발 위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3200조원에 달하는 가계·기업부채 연쇄폭발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경제계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국제 경제에 연쇄적인 충격을 줘,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일시에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경우 일부 신흥국은 자본유출 위험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기업들의 대내외 부채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오르고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채무부담 문제가 크게 불거질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신흥국에 포함되는 만큼, 미국 금리인상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최근 통계를 보면 올해 하반기 기준 가계부채 누적액은 1166조374억원이다. 민간기업 부채 추산액은 2000조원으로 가계부채와 민간기업의 부채를 더하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의 부채는 3200조원에 육박한다. 약1393조원(2014년 말 기준)인 국내총생산(GDP)의 2.3배에 달한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LG경연)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우리나라 부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장기금리가 상승할 경우 부실한 업종에 포함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거나 신규로 대출을 받을 가계도 이전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
이창선 LG경연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경기가 확실한 개선세를 타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증가해 부채 문제가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부채가 일시에 폭발할 위험이 크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비슷하게 변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에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 상관계수는 0.21이었는데, 이후에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포인트 변하면 국내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42%포인트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단기 금리는 당분간 국내경기, 물가 상황에 따라 미국과 독립적으로 결정될 수 있지만, 장기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신흥국과 중국경제의 불안이 겹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커지면서 주가하락과 환율상승 폭이 확대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LG경연은 예상했다.
세계은행(WB)은 이날 발간한 '신흥시장의 경기둔화: 러프패치인가 장기적 약세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주요 신흥국의 성장둔화와 같은 대외여건 악화에 대내 요인이 결합하면 다수의 신흥시장에 자금유입 중단되는 상황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 세계 금융시장의 급등락, 신흥시장 차입비용의 급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WB의 예상이다. WB는 미국 장기금리가 100bp(1bp=0.01%포인트) 뛴다면,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이듬해에 GDP의 2.2%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국제결제은행(BIS)이 분기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경우 '불안한 평온'이 유지돼왔던 금융시장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투자자금 흐름을 감시해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낼 수 있어야 한다"며"주식, 외환, 채권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신축적인 정책으로 대응하고 기업은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