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일반 컴퓨터보다 약 1억배 빠르게 연산을 수행하는 잠재력을 지닌 최신형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 'D-웨이브 2X'의 실물을 공개했다.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는 지금 흔히 쓰이는 2진법식 디지털 컴퓨터보다 훨씬 빨리 특정 유형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개념 컴퓨터다.

NASA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모펏필드에 있는 NASA 에임스 연구소 내 양자 인공지능 연구실(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QuAIL)로 전세계 유력 언론매체 기자들을 초청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연구실은 NASA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 그리고 미국의 대학우주연구협회(USRA)가 공동 연구를 하는 곳이다.

여기에 올해 9월 설치된 D-웨이브 2X는 1,097 큐비트(qubit·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 모델이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자컴퓨터다. D-웨이브 2X는 매우 미세한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계산을 하기 때문에 주변의 열·전기장·자기장·진동에서 철저히 격리돼 운영된다.

이 양자컴퓨터의 칩이 작동하는 온도는 15 밀리켈빈(mK), 즉 절대 0도보다 0.015도 높은 수준이며 차디찬 우주 공간의 온도(2.7K·영하 270.45℃)보다 180배나 차갑다. 이런 초저온을 유지하기 위한 시설도 함께 설치돼 있다. NASA, 구글, USRA 등은 이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항공 교통 관제, 로봇 기술, 통신 기술, 시스템 진단, 패턴 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 등장하는 최적화 문제(optimization problem)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디렉터 하르무트 네벤 박사는 NASA에 설치된 양자컴퓨터와 일반 컴퓨터를 비교해 실험한 결과에 대해 "특정한, 주의 깊게 고안된 '개념증명용'(proof-of-concept) 문제에 대해 우리는 1억 배의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싱글 코어 칩을 이용한 일반 컴퓨터와 비교한 결과이고 양자컴퓨터가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특정 유형의 문제를 다룬 것이어서 이를 단순히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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