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식 교통카드 사업자들이 환불 시스템을 앞세워 미환불금을 낙전수입으로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국내 10개 교통카드 사업자의 환불 정책을 조사한 결과, 교통과 구매결제가 모두 가능한 겸용카드나 모바일 카드의 경우 분실·도난 시 환불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분실·도난시에도 카드번호 조회를 통해 잔액을 확인하고 이중 사용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은 환불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교통안심카드(티머니)나 비토큰(캐시비)등 일부 교통전용카드의 경우에만 환불이 가능했다.

환불되지 않은 잔액은 채권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나고 나면 그대로 카드사의 낙전수입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토교통위원회 이미경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교통카드 충전선수금 현황에 따르면 5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충전 선수금은 전국적으로 총 650억 원에 달했다.

조사에 의하면 5년 이상 미사용 잔액이 각 업체별로 18억∼251억 원 쌓여있는데, 이 중 한국스마트카드만 서울 지역 장기 미사용 충전선수금을 '스마트교통복지재단'에 기부하고 있을 뿐이었다.

교통카드사들은 선불식 충전카드가 무기명 카드여서 실물이 없으면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모바일 교통카드의 경우도 휴대전화 분실로 통신이 정지되더라도 유심(usim)칩 내 교통카드 기능 이용은 가능하기 때문에 환불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카드 구입 후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카드번호를 등록한 경우 잔액조회가 가능하고, 모바일 교통카드의 경우에도 '분실·도난 안심서비스(별도 가입비용 없음)'에 미리 등록해 뒀거나 카드번호를 기억하고 있다면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통해 역시 잔액 확인이 가능하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시스템 상 잔액 확인 및 금액 조정 처리가 가능한데도 유가증권이라며 환불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중사용의 우려가 있다면 분실 신고 후 사용이력 여부 체크 후 잔액을 환불해주는 등의 구체적인 매뉴얼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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