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진흥법이 이달 말부터 시행 지금부터 제대로 육성해야 R&D 선제적인 투자와 기업 육성 위해 과감한 후속조치 필요
박춘식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지난 6월 국회에서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12월2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낙후되고 영세한 국내 정보보호산업을 육성해, 우리나라 사이버 보안 역량을 조금이라도 높여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갖춰졌다고 해서 정보보호산업이 저절로 육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부터 제대로 된 산업 육성을 시작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정보보호산업은 2014년도 기준으로 약 1조7000억원 정도 밖에 안 되는 시장 규모에 약 300여 개의 벤처 또는 중견 기업이 밀집해 있는 한마디로 너무나도 영세한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게다가 최근 2년간의 정보보호시장은 평균 성장률이 13%에서 3.7%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으며 성장이 정체 또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반면,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정보보호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급신장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의 정보보호시장은, 정부의 정보보호 정책 또는 공공 주도의 산업 육성 등 규제 중심 정책으로 인해 시장 창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정보보호기업 또한 이러한 보호 정책 하에서 기술 개발, 해외 시장 개척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하거나 성능 위주의 자율 경쟁 등을 통한 제품 경쟁력 중심 시장 전환 등에는 다소 부진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종합적으로 보면, 국내 정보보호산업의 경쟁력 부족은, 기초 원천 기술 부족과 정보보호 R&D 투자 부족 그리고 기술 거래 활성화 등의 공급측면의 미흡과 사업 규모의 영세성, 글로벌 진출 기반 미약, 국내 정보보호시장 경쟁 심화 등의 구조적 측면의 영세한 산업 구조의 악순환에 있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또한, 정보보호 서비스 대가 비정상화로 인한 국내 정보보호 제품의 경쟁력 저하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국내 정보보호기업이 다소 영세한 점이 있다고 해도 이러한 정보보호 서비스 대가가 불인정돼 기업 수익 악화로 이어지게 되고, 연구 개발과 우수 인력 확보에 투자하지 못해, 결국에는 기술 경쟁력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판단된다. 이번에 마련된 정보보호진흥법에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제대로 이뤄져 기업의 수익 구조가 개선돼, 신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정보보호산업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사이버 공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진화 발전해야 하는 신성장 산업이며, 사이버 공간의 생활 비중이 확대되며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사회 안전 산업이기도 하며, 사이버 테러 위협으로 볼 때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위 산업의 성격도 있으며, 모든 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융합보안산업의 특성도 갖고 있다.
정보보호산업은 우리나라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천연 자원이 없으나 훌륭한 IT인재가 많은 우리나라와 같은 인적 환경 등에 아주 적합한 산업 형태이며 잠재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아주 적절한 분야다. 이를 위해서 국가가 나서서 정보보호 R&D를 과감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시장 창출 및 활성화 그리고 영세한 기업 육성을 위해서 M&A 등 정보보호 산업 진흥 법제화에 따른 과감한 후속 조치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국가가 정보보호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사물인터넷(IoT)이나 CPS(Cyber Physical System) 등 다가오는 초연결사회에서의 성공 여부도 달려있으며 미래 국가 성장 동력이 되기도 하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