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곳 초기자금 지원 성과
'투자 선순환' 롤모델 될 것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


"100% 민간 자금으로 펀드를 구성해 벤처에 투자하는 것은 본엔젤스가 유일하게 국내서 처음 시도했습니다. 앞으로 초기 투자사들이 배울 수 있는 '롤 모델'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강석흔 본엔젤스 신임대표(사진)는 최근 새롭게 꾸려진 본엔젤스의 성격과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본엔젤스는 2010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민간 자금만으로 투자금을 조성해 시작한 벤처투자회사다. 본엔젤스는 처음부터 초기 벤처들을 집중 발굴해 평균 5억원 내외의 초기자금을 투자했다. 첫 발을 내딛는 벤처에게 초기자금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금이다. 본엔젤스가 이렇게 초기 자금을 투자해 키워낸 벤처 수만 90여개에 달한다.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비트'(비트패킹컴퍼니), '데일리호텔' 등 지금은 각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는 벤처들이다. 그리고 아직 보석으로 빛나기 전인 이들 원석을 찾아내 초기 자금을 투자한 이가 당시 파트너(이사)로 일했던 강석흔 신임 대표다. 벤처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릴 만큼, 그가 선택해 초기 자금을 투자한 곳들은 대부분 그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며 소위 '대박' 벤처가 됐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지금은 직원 수만 200명이 넘지만, 당시 김봉진 대표와 그의 친형, 단 두 명이 시작하던 시기에 강 대표는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업계 베테랑으로 불리는 그가 본엔젤스 호를 이끄는 신임 대표로 최근 발탁되면서 당연히 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강 대표는 "본엔젤스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민간 자금으로 투자 성과를 내고, 다시 민간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제2, 제3의 본엔젤스가 국내서 계속 생겨날 수 있도록 취지를 잃지 않고 좋은 선례를 많이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본엔젤스는 벤처투자업계에서 많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본엔젤스가 투자한 우아한형제들과 손 잡고 또 다른 벤처인 '식권대장' 에 초기 자금을 투자한 경우다. '벤처가 벤처에 투자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였지만, 투자받았던 곳과 함께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도 본엔젤스가 국내선 처음 쓴 기록이다. 최근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순수 민간 기업과 개인들만으로 투자금을 300억원 넘게 다시 모았다는 것도 그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 대표는 "(대표 취임과 함께 본엔젤스가)새롭게 출범하면서 전문 파트너를 대거 영입했고,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는 '삼고초려'를 거쳐 모셨다"며 "이들 전문 파트너들이 각자 영역을 살려 투자가로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간에서 이를 잘 조정하는 '리베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창업도 핀테크나 O2O처럼 유행에 따라 특정 분야에 쏠리는 현상이 있는데, 투자자 입장에선 쏠림 형상에 초연하려 한다"며 "오히려 묵묵하게 준비를 해온 창업자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의 얘기나 시장 유행에 휘둘리지 말고, 창업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자기 성찰을 많이 하라"며 "본인이 재밌고, 묵묵하게 준비해왔다면 시간의 문제이지 언젠가 시장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