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5년내 195조원 규모 급성장 전망 한미약품 8조원 등 신약 개발 기술수출 성과 정부 '바이오 미래전략' 통해 벤처기업 지원도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연이어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하고 대기업의 공격적 투자가 상품화로 이어지면서 바이오가 대한민국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올해만 8조 가까운 기술수출을 한 데 이어 3일 삼성이 미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처음 출시하고, 4일에는 국내 대표 바이오벤처인 바이로메드가 첨단 유전자치료 기술을 수출하는 등 특히 최근 들어 성과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전통 제조산업들이 한꺼번에 위기를 겪는 가운데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은 2013년 133조원에서 2020년 195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20년 넘게 '미래 먹거리'로 불린 바이오 산업이 드디어 이름값을 할 적기가 온 것이다.
◇'8조 기술수출'로 가능성 봤다=분위기 반전은 제약업계에서 시작됐다. 한미약품은 매출액의 20% 가까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뚝심에 힘입어 올해만 8조원에 육박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제약시장 전체 규모인 19조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 일동제약 등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신약 임상시험을 하고 있어 한미 성공신화는 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와 LG생명과학의 당뇨 신약 '카나브'는 내년부터 남미 등 해외에서 본격적인 수출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10∼15년의 기간과 조 단위 비용 때문에 신약개발 엄두를 내지 못해 100년이 넘는 역사에도 복제약 판매에 집중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제약업계가 'R&D DNA'를 무기로 변신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업계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데 이어 각 기업이 수년간 투자해온 신약들이 조만간 성과로 이어질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개척 차세대 치료제 기술 선점=2005년 황우석 사태부터 올해 백수오 사태까지 겪으며 '바이오 거품론'에 시달려온 바이오벤처들도 옥석 가리기를 거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996년 서울대 최초 학내 벤처로 설립된 바이로메드는 지난 4일 미 바이오기업 블루버드바이오와 570억원 규모 유전자 치료기술 수출계약을 맺었다. 바이오메드가 개발한 '키메라 항원 수용체-T세포(CAR-T)'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기술 중 하나다.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분야에서 우리 벤처가 먼저 깃발을 꽂은 것이다. 바이로메드는 만성·난치성 족부궤양 치료제 'VM202'에 대해 미 FDA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는 등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세계 톱을 달리고 있다.
메디포스트(줄기세포), 제넥신(항체융합단백질), 코오롱생명과학(유전자), 신라젠(항암바이러스) 등 독자 기술을 보유한 다른 바이오벤처들도 해외 임상을 진행하거나 기술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 바이오시밀러 승부수=삼성도 바이오시밀러 첫 제품을 내놓으며 신수종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3일 바이오시밀러 첫 제품인 '브렌시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임상시험에서 오리지널 제품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과 동등한 약효를 인정받았고, 가격은 30% 이상 저렴하다. 이 제품은 지난달 유럽의약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 승인 권고를 받아 유럽 내 판매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밖에 5가지 제품을 더 개발하고 있고, 3개 제품은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삼성의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이식받은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8500억원을 투입해 연간 18만ℓ 생산능력의 제3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3공장이 완공되면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은 고부가 제품과 대규모 제조능력을 동시에 갖추면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도 바이오에 기대=정부도 바이오 산업 글로벌화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미래부, 복지부, 산업부 등은 올해 공동으로 '바이오 미래전략'을 마련, 유전자 치료제 등 아직 절대적 강자가 없는 태동기 기술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사업' 대상 4개 바이오벤처를 선정, 3년간 연구와 해외시장 진출에 4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4일 열린 '코리아바이오플러스'에서 "바이오를 신성장 산업으로 키우려면 기업은 글로벌화, 정부는 고위험·고가치 연구 지원과 과감한 제도 개선, 수출 지원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