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인가조건' 놓고 싸움 예고
최대쟁점 '시장지배력'…경쟁사 강력 인가조건 제시에 SKT 방어양상 전망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신청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했다. 두 회사 인수·합병을 위한 절차가 이제 막 시작한 가운데 앞으로 인가 조건과 관련한 논쟁이 본격화할 태세다. 통신 방송 시장 결합판매, 시장점유율, 알뜰폰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인가 조건을 두고 통신방송 업체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1일 오후 미래창조과학부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위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성호 SK텔레콤 CR부문장,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 이상헌 SK브로드밴드 CR전략실장, 탁용석 CJ헬로비전 CR부문 상무를 필두로 한 3사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오후 2시40분쯤 미래부 1층에 집결, 신청 서류를 나눠 담은 사무용 캐비닛 6개를 가지고 접수처로 이동했다.

이들이 제출한 서류는 주식인수 인가 신청서, 합병 인가 신청서 등으로 총 7만 페이지에 달한다. 사무용 캐비닛 6개 분량, 1톤 트럭 1대 분량이다. 서류 인쇄비만 무려 1억원에 달한다. 실제 캐비닛이 6개나 되다 보니 건물 1층에서 3층 접수처까지 캐비닛을 이동시키는 데만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후 3시에 각사 임원들이 신청서를 미래부에 제출하자, 미래부가 접수 받은 서류에 대한 원본 여부, 누락분 등을 확인한 후 신청접수를 마쳤다. 신청서를 제출하고 나온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심경은 복잡하지만,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인가 서류를 제출했다.

이로써 두 회사 간 인수·합병 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미래부와 방통위 공정위는 각각 소관하는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 IPTV법,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심사기준에 따라 신청서 검토 작업에 돌입한다. 미래부는 이 과정에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관련 사업자 의견도 수시로 접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사 기한은 접수 시점으로부터 90일 이내이지만, 서류 보완 등 기간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쟁점 심사 기준은 '시장 지배력'에 대한 판단이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두 회사 결합이 시장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살피는 일이 심사의 본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 1위 CJ헬로비전이 결합해 '공룡' 사업자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기존 통신·방송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지를 예측하고 평가하는 일이 이번 심사의 핵심이 될 것이란 의미다. 이 평가에 따라 미래부는 두 회사 인수합병을 불허하거나, 승인 후 지배력 해소를 위해 SK텔레콤 또는 CJ헬로비전 다양한 인가 조건을 붙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인가 조건을 놓고 업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미래부가 SK텔레콤이 가져온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강력한 인가 조건을 붙인다면, 경쟁사들은 인수합병 효과를 줄이거나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SK텔레콤 진영과 경쟁사는 치열하게 대립하면서도 구체적 인가조건에 대한 주장을 아꼈다. 탐색전을 벌인 셈이다. 앞으로는 두 진영이 본격 인가조건 카드를 꺼내 들고, 공방을 벌이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가조건과 관련해 법으로 구체적인 명령이 명시돼 있지 않아 어느 수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KT와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제한, 결합판매 제한, 알뜰폰 사업 매각 등 강력한 인가 조건을 내걸 것이고, SK텔레콤은 방어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통신·방송 사업자 결합과정을 살펴보면 다양한 인가 조건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 1999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 당시에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 제한, 2009년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합병 당시 800㎒ 주파수 반납, 지난 2009년 통신3사 유무선 합병 당시에는 농어촌지역 광대역망 구축 등 다양한 제한 또는 투자 조건을 내걸었다.

박지성·정윤희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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