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까지 42만가구 분양
2010년 이후 최대물량 나와
3분기 계약률 87.7% 그쳐
부동산 침체 예고신호 촉각

올해 재건축시장 최대어로 꼽힌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송파 헬리오시티' 사업부지 전경. 총 9510가구 가운데 1558가구를 일반분양했으며 3일까지 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진행한다. 3.3㎡당 평균분양가는 2620만원으로 당초 예상한 2700만~2800만원보다 낮다.
올해 재건축시장 최대어로 꼽힌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송파 헬리오시티' 사업부지 전경. 총 9510가구 가운데 1558가구를 일반분양했으며 3일까지 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진행한다. 3.3㎡당 평균분양가는 2620만원으로 당초 예상한 2700만~2800만원보다 낮다.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10월 기준 전국에서 분양된 주택이 42만2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0월(28만4734가구)보다 47.5% 급증한 수치로 2010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건설사들이 11월 분양을 완료했거나 12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를 감안하면 올해 분양주택은 50만가구를 돌파해 작년(34만4887가구)은 물론 2010∼2013년 이후 평균(약 29만가구)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올해 분양한 주택은 모두 새로운 집주인을 만났을까.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서울 강남권이나 부산, 대구 등에서 선보인 브랜드 아파트 청약에서 수백 대 1의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홍보할 뿐 막상 고객이 계약서에 최종 서명한 계약률은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건설사 내에서도 계약률은 분양소장과 CEO만 아는 기밀에 속한다.

예컨대 지난 여름 수도권에서 분양한 1000가구 이상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의 경우 청약경쟁률은 수십대의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계약률을 100% 달성한 곳은 거의 없다. 심지어 일부 대형 단지는 아직 계약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해 예비당첨자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도 계약 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과잉' 또는 '시장침체' 신호가 계약률 변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률(계약률)은 87.7%로 2분기(92.2%)보다 4.2% 떨어졌다. 즉 3분기 현재 전국 분양 아파트 10가구 중 최소 1.2가구는 미분양이라는 것이다. 이 자료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택분양보증 상품에 가입하고 입주자 모집 승인을 받은 30가구 이상의 민간아파트의 분양 개시일 이후 3개월∼6개월 이하 기간 동안 초기 분양률을 전수조사한 가장 정확한 데이터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65.9%까지 떨어졌던 분양률은 작년 2분기 83.2%로 증가한 이후 3분기(78.3%)에 잠시 주춤하다 4분기 연속으로 상승세를 그렸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올 들어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분양률이 95.7%로 2분기 완판(100%) 분양률을 이어가지 못했고 인천 83.3%, 경기 92.4%로 조사됐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3.7%포인트 감소한 95.9%를 기록한 가운데 부산(90.8%)도 전 분기 기록한 완판(100%)이 무너졌다. 지방의 분양률은 전 분기보다 14.2% 감소한 77%를 기록했으며 강원(58.8%), 충북(49.3%), 경남(79.7%)의 분양률이 전 분기 대비 크게 늘어났다. 지방 아파트 분양률은 작년 1분기(75.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간 아파트 계약률이 떨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 증가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10월 말 현재 3만2000여가구를 유지하고 있고, 1년 이내 착공에 들어가야 하는 주택 인허가 실적은 60만400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2%나 급증했다. 11∼12월 인허가 실적을 포함하면 70만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분당·일산 신도시가 공급됐던 1990년(75만가구)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택 착공에서 준공까지 보통 2년 반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2017∼2018년도에 70만가구가 집들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공급과잉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취임한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주택 인허가가 과거 추세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면서 향후 주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공급 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주택 대출점검 강화 등의 카드를 꺼내자 건설사들도 내년 분양 물량을 서서히 줄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난에 청약제도 간소화 등이 겹치면서 올해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띄자 건설사들이 연초 계획에도 없던 물량까지 쏟아 내 고가분양 등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며 "아파트 계약률부터 조금씩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미국발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내년 분양시장은 하반기 이후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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