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수익 제시 후 자전거래 변칙 운용 … 2009년부터 4년간 총 9567건 달해
현대증권이 대규모 정부 기금을 위탁받아 불법으로 운용해온 사실이 검찰에 의해 적발됐다. 현대증권은 우정사업본부와 같은 정부기관에서 자금을 지속 유치하기 위해 확정수익을 제시한 후 자전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보전해 주는 방식을 주로 써왔다. 이런 방식으로 2009년부터 2013년도 말까지 4년 간 자전거래를 한 규모는 무려 59조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박찬호)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대증권 전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이모(55)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전 신탁부장 김모(51)씨 등 3명을 각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영업실적을 올리고자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우정사업본부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834회에 걸쳐 사전 수익률을 약정하고 이 수익률에 미달할 경우 영업이익을 스스로 할인하면서까지 이 약정수익률을 맞췄다. 투자자가 금융투자 상품에서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데, 회사가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들은 고수익보장을 조건으로 정부기관에서 자금을 투자받은 뒤 기업 어음(CP) 등을 매입했고, 해당 자산을 약정기간 후에도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자신들이 운용하던 다른 기금 계좌에 매각하는 자전거래 수법을 썼다. 이렇게 불법거래한 금액은 총 9567차례, 59조원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대증권은 2011년 2월 금융감독원에 자전거래가 적발돼 해당 직원이 징계를 받았으나, 자전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변칙적으로 운용해온 것이 적발됐다. 다른 증권사를 중간에 끼워 거래외양만 만들어내는 '당일 자전거래' 방식을 계속하고, 2013년 7월부터는 다른 증권사를 중간에 끼우면서 거래기간을 1일 초과시키는 'T+1일 자전거래'를 도입하는 등 수법을 변화시켰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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