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적자'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수장 재신임
이번주중 후속 임원 인사에 촉각… 대규모 감원 예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에도 대대적인 사장단 물갈이를 하지 않았다. 그룹의 경영권을 맡은 지 2년 차가 되는 이 부회장이 올해에는 본인의 경영철학을 담은 성과주의 원칙의 인사를 내놓을 것이라는 설이 나왔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안정적인 경영과 점진적인 세대교체라는 다소 소극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실제로 1일 삼성이 발표한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CE 부문장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 사장 등 주요 대표급 인사는 모두 자리를 지켰다. 실적 부진으로 교체설이 돌았던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모두 유임했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도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주면서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하려는 이 부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각각 겸직하던 직책을 하나씩 내놓고 그 자리에 정철희 부사장(종합기술원장)과 고동진 부사장(IM부문 부선사업부장)을 각각 승진시켜 맡기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인사"라며 "유임한 사장들은 후진 양성을 하면서 동시에 신사업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구상에 집중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 내에서도 주요 핵심팀인 법무팀과 인사지원팀에 1959년생인 성열우 사장과 60년생인 정현호 사장을 승진 내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경우 2013년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었지만, 이후 판매량과 수익성 등 시장환경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3분기에는 1조7500억원까지 내려가는 어닝쇼크를 경험했다. 이후 다시 분기 영업이익 2조원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애플과 중국 제조업체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E(소비자가전)부문도 세계 TV 시장의 불황 등으로 올해 1분기에 약 1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특히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장을 유임했다는 점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공업 등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의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기존 사장에게 경영 정상화를 마무리하라는 그룹 수뇌부의 주문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주 중 있을 후속 임원 인사에서는 대규모의 감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9년에 임원 숫자를 20%가량 줄이고, 서울 본사 인력의 상당수를 현장으로 보내는 인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임원 숫자를 20~30% 정도 줄이고 상당수의 서울 본사 임직원들을 현장으로 배치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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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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