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술은 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뿐 아니라 세계 산업 구도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정부의 R&D 성과가 연구실을 벗어나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아직 사업화되지 못 했지만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유망기술을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과 함께 선정해 소개한다.

탄소나노튜브 필름 연속제조 공정(왼쪽)과, 만들어낸 필름을 전자현미경으로 포착한 사진. 정영진 숭실대 교수팀 제공
탄소나노튜브 필름 연속제조 공정(왼쪽)과, 만들어낸 필름을 전자현미경으로 포착한 사진. 정영진 숭실대 교수팀 제공


■ 2015 사업화 유망 히든테크
(12) 정영진 숭실대학교 교수팀 '탄소나노튜브 필름 연속제조 기술'


지름이 몇 나노미터밖에 안 되는 매우 미세한 대롱 형태의 튜브 구조를 가진 '탄소나노튜브'는 매우 가벼우면서 구리보다 전기를 더 잘 전도하고 열 전달 능력도 우수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정영진 숭실대학교 교수팀은 이렇게 기계적·전기적 물성이 우수한 탄소나노튜브 필름을 '직접방사법'으로 연속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 필름을 생산하는 기술은 크게 '건식공정'과 '습식공정'으로 나눌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용액을 여과하는 습식공정은 제조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탄소나노튜브 손상과 폐수처리 등의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결과물이 매우 약해서 잘 부스러진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직접방사법은 건식공정에 속한다. 이 기술로 제조된 탄소나노튜브 필름은 액체질소에서도 유연성이 유지되며, 전극재료로서도 성능이 탁월해 휘어지는 배터리의 전극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리튬이차전지의 전극, 방탄양복, 전자장갑, 전자파 흡수 및 차폐를 위한 기능성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개방된 구조에서 탄소나노튜브 필름이 합성되고 감기는 방식으로 연속생산이 가능하다. 어떤 바인더도 필요 없이 탄소나노튜브만으로 필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순수한 탄소나노튜브의 특성이 그대로 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연구팀은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연구성과사업화지원사업을 통해 기업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양산설비 개발을 위한 추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정 교수는 "가운데가 비어있는 탄소나노튜브는 기존 탄소섬유에 비해 매우 가벼워 초경량 복합재료로 매우 유용하다"며 "탄소나노튜브 필름의 유연성과 전기적 성질을 활용하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허공을 더듬으며 정보를 처리하는 마우스 장갑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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