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두 자녀 정책'에 20조원 시장 '들썩' 글로벌 기업들 경쟁에 한국 업체도 수출 모색 매일·남양 등 상품·유통채널 확대로 활로 찾아
올해 광군제에서 외국산 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끈 품목은 분유였다. 이 중에서도 호주산 '벨라미' 브랜드는 중국인이 대거 사들여 매출 상위 3위에 올랐다. 지난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유아 수십명이 사망하면서 자국산 분유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가운데 중국 엄마들이 외국산 분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급성장이 예고된 중국 분유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올해 중국 분유 시장 규모는 20조원 정도로 추산되며 현재 500개 업체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국내 우유 소비 정체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업체들도 기회를 잡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시장은 날로 팽창하는 반면 국내 시장은 출산율 저하로 성장이 더딘 데다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분유의 중국 수출액은 지난 2005년 930만2000달러 수준에서 2010년 2437만5000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9100만2000달러로 급격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수출실적은 7276만8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어났다.
국내 유업체 중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매일유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조제분유 '매일 금전명작'을 중국에 선적하면서 한국 조제분유를 알렸다. 이어 2013년까지 프리미엄 '매일궁' 등 영유아 조제분유 상품군을 확대하고 조산아 분유, 식품단백 알러지분유, 항설사분유 등 특수 제품 라인을 추가했다. 이 같은 발빠른 전략에 힘입어 2007년 80만달러 수준이던 분유 수출 실적은 지난해 2014년 3100만달러로 3775%나 늘었다. 올해는 4000만달러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대형 유통업체인 화련젬백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화련그룹은 백화점 86개, 마트 2400개를 보유하고 있어 업무협약을 통해 제품 공급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자회사인 제로투세븐 등이 운영하는 4000여개 영유아용품 전문매장을 활용한 유통채널 확장도 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내 1위 유아식 업체인 비잉메이트(Beingmate)사와 손잡고 중국 특수분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매일유업은 특수분유를 개발·생산하고 비잉메이트는 중국 내 마케팅과 영업을 맡는다.
내년 초 두 회사의 합작법인이 중국 정부의 인허가를 받으면 매일유업의 중국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의료진 세미나 개최, 전국 VIP 매장 판촉활동, 유아교실 등 소비자 초청행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중국에 분유를 수출하기 시작한 남양유업은 지난해 1718만8000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2578만2055달러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현지 합작법인이나 지사 설립은 하지 않고 중간 도매상을 이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실적이 크지 않은 데다 중국은 면적이 넓고 성마다 유통 특수성이 있어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중간도매상이 유통을 맡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출규모가 500억원을 넘어서면 현지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티몰 등 현지 온라인몰 입점은 물론 역직구 온라인몰 운영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직수출 대신 면세점을 통한 분유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에 입점해있는 일동후디스는 산양분유, 트루맘 등을 판매해 지난해 1월 830만원, 12월 2300만원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0월 3500만원까지 매출이 상승했다. 오는 12월 한화 서울 시내 면세점, HDC신라면세점에도 입점할 예정이어서 향후 월 매출이 2배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체들은 공격적인 확장 전략과 함께 정책의 불확실성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업체들이 이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시장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시장에 대한 신중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크고 전망도 밝지만 정부 정책이 자주 바뀌고 최근 외산 규제도 늘어나고 있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기에 조심스럽다"며 "시장 상황을 신중히 지켜보며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한편,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커피나 음료 시장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